'부당지원 논란' 삼성웰스토리, 자진 시정 신청

‘불공정 조사’ 삼성 급식 자회사

中企 신속지원 상생 차원에서

피해 구제 ‘동의 의결’ 신청

공정위 “요건 부합여부 살필 것”

이미 일감 개방… 수용 가능성

삼성이 급식 자회사인 삼성웰스토리 부당 지원 논란과 관련해 자진 시정 제도인 ‘동의의결’을 경쟁당국에 신청함에 따라 수용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의의결은 불공정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는 기업이 피해구제안을 마련하고, 문제가 된 부분을 고치면 법 위반 여부를 따지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재계는 삼성전자가 중소 급식업체의 신속 지원을 위해 상생(相生) 차원에서 자진 신청한 데다, 동의의결 제도가 국내외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점을 볼 때 공정위가 받아들일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큰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공정위와 재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달 말 전원회의를 열어 삼성의 동의의결 신청 건을 심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동의의결 인정 요건에 부합하는지 살펴보고 삼성이 내놓은 상생 방안과의 균형성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은 하루 전 공정위에 삼성웰스토리 건에 대한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삼성은 앞서 공정위 조사에서 ‘정상적인 거래’라고 소명했다. 하지만 상생 차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급식업체를 조기 지원하고, 본업에 전념하기 위해 입장을 최종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2018년부터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이 삼성웰스토리를 부당 지원했다는 혐의를 조사해왔다.

공정위는 이르면 이달 중으로 위원회 심의를 열고 동의의결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삼성이 제시한 원상회복, 피해구제 등의 시정 방안에 대해 공정위가 이해관계자 및 관계 부처의 의견을 수렴한 후 함께 협의해 최종 동의의결안을 확정하게 된다. 공정위 안팎에서는 삼성 측의 상생 방안이 합리적이라면 동의의결 신청을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성욱 공정위원장도 동의의결 제도와 관련, “동의의결은 피해구제를 위한 적극적 조처까지 채택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고, 장기간 소송전을 거치는 것보다 나은 대안일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삼성 등 대기업집단 8곳이 이미 지난달 공정위와 ‘단체급식 일감개방 선포식’을 열어 피해구제를 가시화한 점도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만 해도 기존 삼성웰스토리가 담당하던 수원사업장과 기흥사업장 내 사내식당 2곳을 경쟁입찰을 거쳐 외부 급식업체에 개방했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검찰 고발과 재판으로 이어지면 결국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중소 급식업체들의 기회 손실만 커질 수 있다.

동의의결 제도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독일, 일본 등에서는 널리 이용되고 있다. 국내에는 2011년 12월 도입됐다. 올해 초 공정위는 애플코리아의 1000억 원 규모의 동의의결안(자진 시정안)을 확정한 바 있다. 애플은 이와 관련, 이동통신사에 광고·무상 수리비를 떠넘긴 불공정행위에 대해 조사받아왔다.

이관범·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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