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양도세..여당은 자중지란, 당정은 동상이몽
한편 14일 취임하며 “흔들림 없는 충분한 물량의 주택공급”을 강조했던 노형욱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은 첫 공식일정으로 오늘(18일) 한국주택협회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민관협력을 통한 공급’을 강조했다. 공공의 역할만 강조했던 정부의 공급 확대 방안에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높아지는 부동산 규제 완화 요구
‘4·7 보궐선거’를 통해 확인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은 이제 규제 완화 요구 수준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게 종합부동산세 관련 여론조사 추이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달 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4.0%가 “완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완화를) 반대한다”는 38.4%에 머물렀다.
이 같은 결과는 불과 9개월 남짓 전에 실시한 설문결과와는 정반대다. 지난해 7월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조사에선 “(종부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53.5%로 완화 요구(41.4%)보다 훨씬 많았다.
이전 조사에서도 종부세나 종부세를 포함한 부동산 보유세에 대해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2018년 9월에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 500명 가운데 56.4%가 “(종부세 강화에) 찬성한다”고 대답해 “반대(30.7%)”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이런 분위기는 현 정부 출범 직후 조사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리얼미터가 2017년 8월에 역시 tbs 의뢰를 받아 진행한 조사에서는 응답자(514명)의 67.6%가 “부동산 보유세를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응답자의 3분의 2가량이 보유세 강화를 요구한 셈이다.
이처럼 여론이 바뀐 것은 정부가 4년 간 20여 차례에 걸쳐 쏟아낸 각종 규제책에도 집값이 안정되기는커녕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불만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 자중지란(自中之亂) 여당…동상이몽(同床異夢) 당정
이밖에 한국갤럽 등 다양한 여론조사기관들이 실시한 조사에서 부동산 정책은 거의 대부분 실패한 정책 1순위로 꼽혔다. 매주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한국갤럽의 5월 첫째 주 조사에서 대통령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로 부동산 정책은 23%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어 코로나19 대처 미흡(17%)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9%) 인사문제(7%)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런 결과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정치권으로서는 방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민주당 에서는 부동산 정책 수정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송영길 당 대표의 지원을 받은 부동산특위가 전면에 나서 종부세와 재산세, 양도세 부담 완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한도 조정 등의 정책 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에 대해 친문 진영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다. 특히 강병원 민주당 최고위원은 17일 송 대표 면전에서 “부동산 정책 실패의 진단도 처방도 엉터리”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정책 수정에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특히 종부세 완화가 현정부 출범 이후 유지돼온 투기 억제 기조에 배치될 있다며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여당과 정부도 비슷한 듯 다른 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부겸 신임 국무총리는 17일 KBS 뉴스9에 출연해 종부세와 관련해 장기 1주택 보유자들을 위한 과세이연 제도와 고령·은퇴자들에 대한 탄력적 세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민주당의 바람과 일치한다.
하지만 김 총리는 양도세에 대해선 “5월 말까지 기회를 드렸기 때문에 정부 시책을 안 믿고 이른바 ‘버틴 분들’은 국민과 신뢰의 원칙을 따라 할 것”이라며 현행 방침을 고수할 뜻을 내비쳤다.
● 공공주도에서 민관협력 강조로 변화 꾀하는 정부
한편 취임 첫 공식 일정으로 주택공급 유관기관 간담회를 가진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공공주도를 앞세웠던 2·4대책에서 민간의 역할이 강조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노 장관은 간담회에 앞선 발언에서 “공공이 중심이 되는 주택공급과 민간이 중심이 되는 주택 공급이 조화롭게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심 내에 충분한 주택공급이 필요하지만 공급과정 전부를 중앙정부나 공공기관의 힘으로만 추진하기 어렵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노 장관은 또 “사업성이 열악하고 세입자 등이 많아 이해관계가 복잡한 지역은 공공이, 충분한 사업성이 있고 토지주의 사업 의지가 높은 곳은 민간이 중심이 돼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울시와 경기도 등 지자체 부단체장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주택 관련 기관장,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등 주택 관련 민간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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