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진작가의 '뜻깊은 선물'..희귀 카메라 57점 임실군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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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선종한 지정환 신부와 웃고 울던 인연으로 전북 임실을 자주 찾았어요. 봄이면 임실읍 성가부락에서 산란철을 맞아 울음소리로 요란한 왜가리와 백로를 참 많이 촬영했지요."
광주광역시에 사는 사진작가 구영웅(82)씨가 18일 애지중지하는 자신의 카메라 57점을 임실군에 기증하기로 했다.
심민 임실군수는 이날 광주를 방문해 구씨와 카메라 기증 협약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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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초반~2000년대 카메라 망라..임실 치즈문화관에 전시 예정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2년 전 선종한 지정환 신부와 웃고 울던 인연으로 전북 임실을 자주 찾았어요. 봄이면 임실읍 성가부락에서 산란철을 맞아 울음소리로 요란한 왜가리와 백로를 참 많이 촬영했지요."
광주광역시에 사는 사진작가 구영웅(82)씨가 18일 애지중지하는 자신의 카메라 57점을 임실군에 기증하기로 했다.
이 소장품은 190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까지 사용되었던 접이식 필름 카메라(1920년대)를 비롯해 이안 반사식 필름 카메라 외에도 삼성, 금성, 소니, 니콘, 캐논 등 국내외에서 출시한 다양한 제품들이다.
광주사범대학교 졸업 후 교직 생활을 했던 구씨는 정년퇴직 후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 광주광역시 사진대전 초대작가 등을 지냈다.
구씨는 2019년 선종한 고(故) 지정환 신부(당시 87세)를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했다.
"늘 인자한 얼굴과 익살스러운 말투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줬다"고 떠올렸다.
벨기에 태생인 고인은 1959년 "전쟁의 땅에 희망을 품게 하자"고 결심, 한국행 배에 오른 뒤 1964년 임실성당 주임신부로 부임했다.
고지대인 임실에 산이 많아 쌀이나 보리농사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자 부임 당시 선물로 받은 산양 2마리로 산양 보급과 산양유·치즈 개발에 나섰다.
이후 임실 성가리에 국내 첫 공장을 설립해 치즈 산업을 이끌었고 임실 치즈 농협도 출범시켰다.
아울러 전북 지역 복지시설을 오가며 장애인과 소외계층도 돌봤다.
고인은 한국 치즈 산업과 사회복지에 기여한 공로로 2016년 한국 국적을 얻었다.
2002년에는 호암상(사회봉사대상)을, 2016년에는 대통령 포장(지역산업 진흥 유공)을 받기도 했다.
심민 임실군수는 이날 광주를 방문해 구씨와 카메라 기증 협약식을 했다.
심 군수는 "오랜 세월 수집한 귀중한 소장품을 임실군에 기증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기증받은 소장품은 조만간 건립되는 임실치즈 역사문화관에 전시, 많은 군민과 관광객들이 관람하고 문화를 향유할 기회로 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ic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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