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비대면 '혼공' 학생들 돕고 싶다".. 16년 교편 접고 유튜버 강사로

박정경 기자 2021. 5. 1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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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경기도교육청 대변인실에서 ‘혼공 유니버스’ 허준석 대표가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5월 특집 - 교육 콘텐츠 ‘혼공 유니버스’ 허준석 대표

“EBS 강의하니 전국서 피드백

양질 콘텐츠 만들 의무감 생겨

수천만원 사비 들여 영상 제작

아이들 지속적으로 학습하더라

교사 1000여명에 자료도 공유

자신이 ‘브랜드’가 되는 시대

점수 위주보다 창의력 키워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학생들의 배움이 원격수업을 기반으로 전환되면서 ‘혼공(혼자 공부)’이란 단어가 급부상했다. 감염병의 위험 때문에 교실이나 독서실 등의 공적인 공간보다도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고, 교사나 동료 친구들 없이 그야말로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혼공에 대한 높은 관심사를 반영하듯 서점가에 ‘혼공 비법’ ‘혼공 전략’ 등 관련 책도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일찍이 혼공에 주목했던 한 교사가 있었으니, 바로 교육 콘텐츠 제작 법인 ‘혼공 유니버스’의 허준석(41) 대표다. 그는 2005년 처음 영어 교사로 교편을 잡아 올해 2월까지 경기 부천시 범박고등학교에서 발로 뛰던 교사다. 학교에서 근무한 지 3년 만인 2008년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영어 강사 일을 병행하면서 교육 콘텐츠 생산의 즐거움과 보람을 깨닫고, 유튜브에서 교육 콘텐츠 제작에도 나섰다. 유튜브 ‘혼공 TV’의 혼공쌤이자, 14년 차 EBS 영어강사 허 대표는 “이제는 자신이 브랜드가 되는 시대”라며 교육 현장의 모든 구성원에게 실패와 도전을 주문했다. 아래는 허 대표와 일문일답.

―코로나19 상황에서 혼자 공부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혼공 TV’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요?

“2008년부터 EBS 강의를 했습니다. 전국의 아이들에게 피드백을 받는다는 것은 강도 높은 책임감을 요구하는 일이었지만, 그만큼 내가 발전할 수 있어 좋은 점도 많았죠. 하지만, 더 짧으면서도 학생들이 원하는 강의를 만들어서 올리면 훨씬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스스로 강의를 기획하고 돈을 모았습니다. 개인 돈 수천만 원을 들여 스튜디오 촬영을 했고, 업로드할 공간을 찾다가 정착한 곳이 유튜브였습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국의 수많은 학생이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보면서 확신이 들었어요. 코로나19 전부터 네이버 카페와 유튜브, 밴드를 계속 활용해왔기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에서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선도 역할을 할 수 있었고 전국 1000명 이상의 선생님께 영상과 커리큘럼 자료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학창시절은 어땠나요?

“믿을 수 없겠지만, 조용하고 내성적인 학생이었어요. 교우 관계가 넓은 편도 아니었고, 친한 소수의 학생과 이야기하고 마음에 있는 것을 터놓았어요. 체구가 작고 조용하다 보니 힘센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었어요. 하지만 공부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고, 특히 영어 발음 따라하기, 단어 외우기에 열을 올렸어요. 그래서 중·고등학교 때는 영어를 가장 좋아하는 과목 중 하나로 삼고 정말 열심히 했었던 기억이 나요.”

―귀감이 됐던 스승이 있나요?

“긴장되던 고1 신학기, 저에게 사랑을 듬뿍 주신 담임선생님이 제 인생을 바꿔놓았어요. 그분도 저같이 작은 체구였지만, 정말 제 말에 귀를 기울여주시고 책도 선물해주시는 등 소통해주셨어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늘 격려해주셨는데, 정말 큰 힘이 됐답니다. 그렇게 졸업하고 모교를 방문했는데 안 계셔서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연락을 할 수 없었는데, 지난해 제 인스타그램으로 ‘그 선생님 보고 싶다’고 피드를 올렸는데 세상에나, 전국에 계신 팔로어 분들이 수소문해서 찾아냈어요. 결국 경남에서 전북으로 전출 가신 선생님과 극적인 통화를 했고 감사를 다시 표할 수 있었어요.”

―학생들에게 꼭 가르쳐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이제는 자신이 브랜드가 되는 시대라고 알려주고 싶어요. 자신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남의 생각을 많이 탐독해야 해요. 양질의 독서, 공부를 통해 남의 생각을 받아들여 봐야 해요. 하지만 결국 내 생각으로 다시 뽑아내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해요. 자신의 생각이 없다면 누구나 다 만들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밖에 없어요. 내가 남들과 다른 점을 강점으로 만들기 위해 단순히 점수 위주의 공부보다는 비판적 사고, 창의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생각해보고 실천해보라고 권해주고 싶어요.”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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