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검사처럼 훅 부세요, 코로나 감염 알려드립니다
코로나 검사를 받으려면 의료진이 코와 목 안으로 면봉을 찔러 넣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앞으로는 음주 측정처럼 간단하게 호흡 검사로도 코로나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는 17일(현지 시각) “네덜란드에서 개발된 음주 측정기 방식의 코로나 진단 장비가 기존 진단의 불편함을 없애고 저렴한 검사를 가능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네덜란드 의료장비 업체인 브레소믹스가 개발한 ‘스피로노즈(SpiroNose)’는 날숨을 분석해 코로나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장비다. 사용자가 코를 막고 대롱에 대고 숨을 내뱉으면 검사가 진행된다. 날숨에는 여러 가지 휘발성 유기분자가 들어있는데 코로나에 걸리면 이들간의 비율이 달라져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대량 검사로 코로나 진단 속도 높여
네덜란드 정부는 스피로노즈를 통해 코로나 진단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간편한 호흡 검사로 가능한 많은 사람을 검사하고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들만 다시 시간이 걸리는 기존 방식의 유전자 검사를 하자는 것이다.
스피로노즈는 네덜란드 공중보건국(GGD)의 정식 승인은 아직 받지 않았지만 이미 정부가 수백 대를 구매하고 네덜란드 총리까지 검사해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네덜란드 레이덴대 대학병원 연구진은 지난 2월 의학논문 사전 공개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에 스피로노즈의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호흡 검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1차로 인공지능을 활용했다.
연구진은 1차로 904명을 대상으로 스피로노즈로 호흡 검사를 실시했다. 이 중 35명은 유전자 검사에서 코로나 감염자로 확인된 사람들이었다. 연구진은 인공지능이 이들과 비감염자의 호흡 검사 결과를 비교해 코로나 감염자의 휘발성 유기분자 특성을 스스로 파악하도록 했다.
이후 실제로 904명에 대해 호흡 검사를 실시해 33명의 코로나 감염자를 가려냈다. 이들은 나중에 유전자 검사에서 모두 실제 감염자로 확인됐다.
호흡 검사는 코로나 감염자 한 명을 놓쳤는데 다른 사람보다 바이러스 양이 훨씬 적어 전염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경우였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에 대해 암스테르담대학병원의 패트릭 보수이트 박사는 “장비의 민감도는 기존 검사만큼 훌륭하면서도 훨씬 빠르다”고 평가했다.
◇항만, 공연장서 시범 검사 진행
이와 달리 같은 달 네덜란드 공중보건국의 임상시험에서는 호흡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 중 25명이 나중에 유전자 검사에서 확진자로 판정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검사 요원이 제대로 장비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지 장비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고 밝혔다. 앞으로 검사법을 제대로 교육하면 이런 오류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네덜란드 진단업체인 리드 헬스케어는 브레소믹스와 손잡고 로테르담 항구에서 시범 검사를 실시했다. 가요 경연대회인 유러비전 송 콘테스트의 진행요원 3500여명에 대한 검사도 진행하고 있다. 리드 헬스케어는 지금까지 3만여 명을 검사했는데, 음성 판정자 중 나중에 감염자로 확인된 경우는 0.1%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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