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호연의 시승기 - 기아 'K8 하이브리드'] 차 안서 회생제동 모터 소음 전혀 없어..연비 18.3km/L..에코모드라면 20km/L ↑
준중형과 중형 차량을 중심으로 적용됐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준대형 세단에도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기아 K8 하이브리드는 연비와 세금 등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도 승차감과 주행성능은 놓치지 않았다. 준대형 시장을 제패해왔던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막강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K8 하이브리드가 나온 것은 K8 가솔린 모델이 나온지 한달 남짓 만이다. 그만큼 준대형 세단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이 주요 라인업으로 올라선 것이다. K8 하이브리드 모델은 쏘렌토 하이브리드에 탑재됐던 1.6ℓ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었다. 그랜저, K7 등 기존 현대차·기아의 준대형 세단 하이브리드 모델에 2.4ℓ급 엔진을 탑재한 것과는 달리 배기량을 줄이는 ‘다운사이징’이 이뤄진 것이다.
엔진만 떼어놓고 보면 1.6ℓ 가솔린 터보 엔진이 2.4ℓ 자연흡기 엔진에 비해 힘이 달릴 것으로 우려됐다. 1.6ℓ 가솔린 터보 엔진의 최고출력은 180마력인데 반해 2.4ℓ 자연흡기 엔진의 최고 출력은 190마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로에 올라선 K8 하이브리드는 한달 전 시승했던 3.5ℓ 가솔린 모델과 대동소이한 거동을 보여줬다. 엔진에 힘을 보태주는 전기모터 덕분이다.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이 230마력, 최대토크 35.7㎏·m로 힘이 배가 되다보니 부족함을 찾기가 어려웠다.
신호 정지 상태에서 출발 신호를 받자마자 빠르게 가속할 수 있었고 고속도로 상에서 시속 80~100㎞로 달리던 중에도 추월을 위해 가속하는 때에도 답답함을 느끼지 않았다.
하이브리드 모델 하면 떠오르는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의 이질감도 온데간데 없었다. 흔히 ‘귀신 소리’라고 불리는 회생 제동 모터 소음도 차문이 닫힌 상태에서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만큼 기아가 오랜 시간 다듬어온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진가가 발휘된 것이다. 소음·진동 대책을 잘해온 현대차·기아 답게 소음 방지 대책도 뛰어나다. 시속 100㎞가 넘는 속도에서도 풍절음 등 소음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전자식 댐핑 시스템이 주는 안락한 승차감은 K8 하이브리드 모델의 또다른 매력이다. 연달아 이어지는 커브길에서 무게 1.6톤(t)에 달하는 차체가 어느 한쪽으로 심하게 쏠리지 않은채 날렵하게 곡선 주행을 이어갔다. 반면 높은 과속방지턱도 미동도 없는 상태로 부드럽게 타고 넘었다. 패밀리카로서 부족함 없는 모습이다.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경기도 가평군 한 카페 까지 왕복 주행 동안 기록한 연비는 18.3㎞/ℓ로 공인연비(17.1~18.0㎞/ℓ)와 대동소이했다. 연비 운전을 신경쓰지 않고 스포츠 모드 주행 등으로 성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나온 수치다. 에코 모드 중심으로 연비 운전을 했다면 20㎞/ℓ도 훌쩍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은 가솔린 모델의 절반이 그치니 환경을 중시하는 요즘 세태에 ‘안성맞춤’이다.
내외관 디자인에서 일반모델과 차이점을 찾기는 어렵다. 굳이 찾는다면 하이브리드 모델 전용의 디지털 콕핏 인터페이스와 후면 범퍼의 ‘HEV’ 엠블럼과 하이브리드 전용 17인치 휠 정도다.
하이브리드 초창기에는 테일램프를 클리어 타입으로 바꾸거나 엠블럼에 초록색이나 파란색 등 하이브리드를 상징하는 바탕색을 넣어 하이브리드 차량임을 강조하는 게 완성차 업계의 추세였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최근에는 일반 모델과 큰 차별점을 두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아무래도 최근 일반 모델마저 효율성을 중시하면서 전후면 디자인을 공력성능을 극대화하는 형상으로 만들기 때문으로 보인다.
첨단 주행보조장치(ADAS)도 빠짐 없이 갖췄다.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모드에서 깜빡이를 켜면 자동으로 차선을 변경해주는 기능도 그대로다.
K8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하이브리드 차량은 공영주차장과 전국 공항주차장 이용료 절반을 감면받을 수 있다. 보조금은 폐지됐지만 친환경차 세제혜택은 여전해 3.5ℓ 가솔린 모델과의 가격 차이는 1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그만큼 하이브리드 모델의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최근 내수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시장점유율이 90%에 육박하다보니 현대차와 기아의 ‘형제싸움’이 주목을 끌고 있다. K8 하이브리드가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펼쳐나갈 경쟁에 기대감이 부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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