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개발·재건축 속도내나..도정법 하위법령 개정안 입법예고

[경향신문]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정부가 서울 도심 내 주요 주택공급방안으로 추진 중인 공공재개발의 첫 사업후보지역으로 동작구 흑석2구역, 동대문구 용두1-6구역 등 8곳을 선정했다. /김영민 기자

도심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공공재개발과 공공재건축 사업의 요건과 절차 등이 구체화됐다. 정부는 공공 정비사업 근거 법령들이 개정되면서 주택공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시행령 및 ‘정비사업의 임대주택 및 주택규모별 건설비율’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공포돼 7월14일 시행 예정인 도정법 개정안 후속입법으로, 공공재개발·재건축의 세부 내용을 담았다.

공공재개발·재건축은 각각 정부가 지난해 5·6대책과 8·4대책에서 도심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도입한 정비사업이다. 공공이 정비사업에 참여해 임대주택이나 분양주택을 확보하는 대신 용적률을 완화하고 절차를 간소화해 사업성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공공재개발·재건축 등 공공 주도 정비사업을 통해 2025년까지 13만6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개정안에 따라 공공재개발 사업의 공공임대 공급 비율은 서울에선 전체 가구수의 20% 이상, 그 외 지역은 10% 이상으로 정해졌다. 지자체는 주거지역이 아닌 곳에선 공공임대 공급비율을 서울 기준 10%, 서울 외 지역은 5%까지 낮춰 고시할 수 있다. 전체 세대수가 200세대 미만인 소규모 사업장이나, 사업성이 낮아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준수하기 어려운 사업장에선 지방도시계획위의 심의를 거쳐 공공임대 공급의무를 완화 적용할 수 있다.

정비구역의 지정권자는 공공재개발을 추진하려는 구역의 개요, 현황, 정비구역 지정시기, 공공재개발 예비시행자 등을 고시하면 ‘공공재개발 예정구역’을 지정할 수 있게 된다.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공공재개발 사업지가 예정구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구역에선 신축행위가 제한된다. 지분쪼개기로 토지 등을 취득한 경우엔 분양권이 부여되지 않는다.

공공재개발과 공공재건축 사업 주요내용 /국토부 자료

일반 재개발로 사업을 추진하던 기존 정비구역에서 공공재개발로 사업방식을 변경할 경우, 임대주택 입주권은 시행자 지정일 또는 공공재개발을 위한 정비계획 수립일 둘 중 빠른 날을 기준으로 전부터 거주한 사람에게 부여된다. ‘구역지정일 이전부터 거주한 세입자 및 청산자’에게 입주권을 부여한 기존 방식과 달리 영세원주민의 재정착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취지다.

공공재건축 사업의 경우 기존 세대수의 1.6배 이상의 신축 주택을 공급하도록 규정했다. 해당 단지나 인근 단지의 여건을 고려해 1.6배 이상 건축이 어려운 경우 주택공급 규모요건을 완화할 수 있다.

공공재건축 정비구역은 현행 용도지역에서 1단계 종상향되며, 이를 바탕으로 용적률 및 층수 등 규제가 완화된다. 지자체는 종상향으로 늘어난 용적률의 40~70% 범위에서 시·도조례가 정한 비율에 따라 인수하게 된다. 이때 받는 주택의 절반씩 공공분양주택,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게 된다. 다만 임대 및 분양수요를 고려해 조례를 통해 공공임대 비율을 50%보다 늘릴 수 있다. 지자체가 공공분양을 인수할 경우엔 부속토지를 감정평가액 50%로 받아 토지주의 기부채납 부담이 일부 완화될 전망이다.

공공재개발·재건축 사업시행계획 통합심의위원회 구성 및 운영 요건도 정해졌다. 사업시행계획 통합심의위원회는 30명으로 구성하고, 통합심의에 참여하는 위원회의 중요도를 고려해 위원회별 2명 또는 3명 이상 위원을 통합심의위원으로 둔다.

국토부는 공공재개발 후보지 24곳과 공공재건축 선도사업지 5곳을 대상으로 연내 정비계획 수립 및 시행자 지정을 목표로 주민설명회 등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해 경기·인천 지역에서 공공재개발·재건축 추가 후보지 발굴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