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문10답>이스라엘, 아이언 돔 등 '4중 MD'.. 하마스 로켓 90% 요격 성공

정충신 기자 2021. 5. 1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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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철벽방패’ 아이언 돔

韓, 2030년 전력화 목표… 北이 미사일·방사포 섞어쏘면 속수무책

이스라엘, 2005년 연구·개발

성능 개량 탄도미사일도 요격

드론까지 잡는 레이저劍 선봬

1개 포대당 560억원 비용들어

값싼 로켓에 비해 高價 비판도

北, 장사정포 1만4100문 보유

240·300㎜ 방사포 등 발사땐

주한미군에도 ‘요격수단’ 없어

한국 미사일방어, 사드 제외 땐

천궁II·패트리엇 ‘2중 MD체계’

가자 지구를 장악한 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슬라믹지하드(PIJ) 무장세력이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 등에 지난 8일간 3200여 발의 로켓을 발사하고 이스라엘군이 1180여 회 보복 공습을 감행하면서 사태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이스라엘 다층 미사일방어체계(MD) 일부인 단거리 대공요격방어망 ‘아이언 돔(Iron Dome)’ 미사일로 하마스의 로켓들을 불꽃놀이 폭죽 터뜨리듯 요격하는 장면을 SNS에 공개해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18일 현재 양측에서 포격·공습으로 발생한 214명의 사망자 중 이스라엘 사망자는 10명에 그쳤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퍼부은 122㎜ 로켓포 공격에 대해 “발사체의 90% 이상을 성공적으로 차단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3200여 발 중 인구밀집 지역으로 향한 하마스 로켓 90% 이상을 아이언 돔으로 요격했다.

우리는 북한 장사정포 위협에 대비해 ‘한국형 아이언 돔’을 개발 중이지만 10년쯤 뒤에나 가능하다.

1.‘하늘의 로켓·미사일 철벽방패’ 아이언 돔 왜 개발했나

인구 900만 명에 강원도 크기의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 이슬람국가(IS), 이란 등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스라엘은 국민 보호와 국가 생존 전략으로 기술력을 총동원해 단·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모두 요격하기 위해 일찌감치 최첨단 다층 MD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아이언 돔을 개발했다. 아이언 돔은 2000년대 들어 하마스의 로켓 등 정밀 타격 무기(PGM) 공격을 비롯, 지상과 해양에서 항공기, 헬기, 무인항공기(UAV) 대응을 위해 미국과 공동 개발에 나섰다. 애초 미국은 요격 거리가 너무 짧아 실패할 것이라고 했고, 이스라엘 내에서조차 “로켓탄 요격보다 공격 원점타격이 더 효과적”이라며 개발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2004년 국방부 안보연구개발국 책임자가 된 대니얼 골드 준장이 정치권 설득에 나서면서 국산화에 성공했다.

2. 아이언 돔 시스템은

이스라엘은 2005년 연구개발 등 프로그램을 개시했으며, 2007년 미국 록히드마틴을 제치고 국내 방산업체인 라파엘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아이언 돔 1개 포대는 요격미사일 20발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차량 3대와 탐지거리 150㎞의 레이더 및 추적시스템, 전투관리 및 사격통제장치(BMC) 등 3개로 구성된다. 아이언 돔은 기동력이 뛰어나 도심지역, 전방 작전기지 또는 이동 병력 방어를 위한 신속한 배치가 가능하다. 또 대부분의 상용품 차량에 통합할 수 있으며, 수송기에 ‘롤-온-롤-오프’(roll-on-roll-off·그대로 싣고 내릴 수 있는) 수송이 가능하다.

3. 하마스 로켓 요격방식

21세기 전쟁은 창과 방패의 싸움이다.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하마스의 창’은 최대 사거리 9.7㎞의 중(重)박격포와 사거리 17.7㎞의 카삼(Qassam) 로켓이다. 이번에 하마스가 발사한 사거리 20㎞의 그라드 로켓은 2010년 북한이 연평도를 공격한 방사포와 같은 종류다. 아이언 돔은 공중 위협의 예상 궤적이 방어지역으로 향하는 경우, 명령이 전달돼 위협에 대응하는 요격체가 발사된다. 요격체는 전투관리센터로부터 궤적 업데이트를 받는데, 표적에 접근해 표적을 획득하고 요격체를 유도하기 위해 자체 레이더 시커(Seeker·탐지기)를 사용한다. 표적의 탄두는 방어지역에 도달하기 전 근접 신관의 타미르 미사일이 표적 근처에서 공중폭파해 파편으로 격파한다.

4. 로켓에 비해 고가의 아이언 돔 미사일

이스라엘은 23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아이언 돔 10~15개 포대를 인구밀집 도시 및 군사요충지에서 운용한다. 요격 미사일 한 발 값이 4만∼8만 달러(4400만∼9000만 원)이고, 1개 포대 가격이 5000만 달러(약 560억 원)로 비용 부담이 크다. 하마스의 값싼 로켓에 비해 지나치게 값이 비싸다는 이스라엘 내부 비판도 만만찮다. 하마스와 이슬라믹지하드 보유 로켓은 1만3000발 정도다. 이 중 상당수는 금속 껍데기에 폭약만 적재한 수준으로 1발당 수백 달러에 불과한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미국 노스럽그러먼사가 개발 중인 레이저 요격 시스템 스카이가드(SkyGuard)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2∼3년 내 실전 배치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이 레이저 요격은 1회 작동에 아이언 돔 요격미사일 가격의 2%인 2000달러 수준이다.

5. 아이언 돔 진화와 레이저 검

아이언 돔은 10년에 걸친 실전 경험을 통해 동시 요격 능력이 크게 향상됐고, 최대 사거리도 70㎞에서 100㎞ 이상 늘어났다. 애초 로켓·포탄 요격용으로 개발됐지만 지금은 탄도미사일 요격도 가능하도록 진화했다. 아이언 돔 하드웨어는 바뀌지 않았지만, 소프트웨어 능력은 계속 향상돼 애초 요격 대상이던 단거리 로켓·포탄에서 크루즈미사일, 드론 등으로 확장됐다. 지난해 미국·이란 간 충돌로 중동의 전운이 고조된 가운데 이스라엘은 광속으로 로켓, 드론, 박격포탄 등을 잡는 새로운 ‘레이저 검(laser sword)’ 방공시스템을 선보였다. 레이저 빔 투사 방식은 비용이 저렴하고 사용이 거의 무제한적이라 최근 전장에서 사용 빈도가 늘어나는 침투 드론 요격에도 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6. 이스라엘 4중 MD로 철벽방어

이스라엘은 ‘아이언 돔→데이비드 슬링(David’s Sling·다윗의 물매)→애로(Arrow)-2→애로-3’으로 이어지는 4중 방어체계로 다층 MD를 구축했다. 아이언 돔은 요격 고도 10㎞ 이하 저고도, 요격 가능 범위는 4∼100㎞로 로켓이나 단거리 미사일 요격시스템이고, 2017년 실전 배치된 데이비드 슬링은 15㎞ 중고도에 사거리 70∼300㎞의 중거리 미사일 요격용이다. 애로-2 미사일은 50㎞ 이상 고고도에 300∼1000㎞의 탄도미사일, 애로-3 체계는 고고도에 사거리 1000∼2000㎞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겨냥하며 대기권 밖까지 날아가 미사일을 요격한다. 특히 이란과 시리아 등에서 쏘는 장거리 미사일 요격을 위해 개발됐다.

7. 하마스와 비교 불가 북한 장사정포 위협

북한군의 장사정포(40㎞ 이상 사거리를 가진 야포와 방사포) 전력은 유사시 수도권에 핵무기급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사거리 40㎞ 이상 야포와 방사포 등 장사정포 1만4100문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북한이 비무장지대에 집중한 300㎜ KN-9 방사포 등 약 7000문의 장사정포와 로켓 발사대가 첫 1시간 동안 수만 발의 로켓과 포탄을 발사할 수 있다. 서울과 수도권을 사정권으로 하는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등 시간당 최대 3000발을 쏠 수 있는 장사정포 300여 문이 배치돼 있다. 최근에는 300∼600㎜ 초대형 방사포도 시험 중이다. 한반도 전역이 사격권이다.

군은 현재도 대(對)화력전을 통해 북한 장사정포 진지 원점 타격 대응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군사전문가들은 ‘한국형 아이언 돔’ 전력화 계획이 늦었다고 지적한다. 북한의 240㎜·300㎜ 방사포 등 로켓에 대해선 한국군은 물론 주한미군에도 요격 수단이 없는 상태다.

8. ‘한국형 아이언 돔’ 개발 10년 정도

우리 군은 2010년 북한의 연평도 도발 직후 아이언 돔을 구매해 북한 장사정포 요격 방안을 검토했으나, 수도권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장사정포 공격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서울 등 수도권을 사거리에 두는 북한 장사정포에 대응하는 요격체계를 갖추는 게 시급하다. 국방부는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에서 장사정포 위협으로부터 수도권을 방어할 수 있는 ‘한국형 아이언 돔’ 개발을 공식화했다. 2030년 전후 전력화가 목표로,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천궁Ⅱ’ 국내 개발 경험을 살려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형 아이언 돔 개발 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이스라엘처럼 선진국과 기술협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9. 북 신형 미사일, 방사포 섞어쏘기 땐 속수무책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과 ‘북한판 에이태큼스’ KN-24 등 신형 미사일과 세계 최대급 600㎜ 초대형 방사포 등 변칙 기동으로 요격이 어려운 신무기들을 속속 개발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이들 미사일과 방사포 수십 발을 ‘섞어쏘기’ 하면 기존 한·미 미사일 방어망으로는 요격이 불가능하다. 북한은 신형 방사포로 한·미 양국 군 기지의 요격 미사일들을 무력화한 뒤 탄도미사일로 이들 기지 등을 공격하거나, 미사일·방사포 섞어쏘기로 한·미 미사일 요격망을 무력화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10.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KAMD는 주한미군기지 방어용 사드를 제외하고, 탄도탄 요격체계 천궁Ⅱ와 패트리엇(PAC)-2·3 미사일의 2중 MD다. 대구경 조종 방사포, 초대형 방사포, 240㎜ 방사포 등 엄청난 수의 대형 로켓과 북한판 이스칸데르 및 북한판 에이태큼스 등 단거리 탄도미사일, 기존의 스커드미사일과 노동미사일 등 셀 수 없이 많은 핵탄두 탑재 미사일의 위협에 노출돼 있지만 이스라엘처럼 4중 MD 등 ‘철벽방패’는 갖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까지 방어하려면 경북 성주의 사드기지 외에 수도권에 사드 1개 포대 추가 배치가 필요한데도 반미 시민단체의 반대로 성주 사드 전력화 및 성능 개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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