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 요리] 뜨끈한 국물 뒷맛 잡아 주는 '곤약면'

글 한형석 아웃도어 플래너 2021. 5. 1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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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서천 캠핑장에서 만난 요리
곤약국수

벚꽃과 매화의 흰색이 가고 이제 푸르름과 분홍색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코로나는 점점 심해진다고 하지만, 이런 날씨에 집에만 있는 것은 정말 곤혹스럽다. 이런 때에는 아이들과 가벼운 음식과 캠핑장비를 들고 한적한 캠핑장으로 떠나는 게 좋다.

해안가 캠핑장들은 주로 한여름에 사람들로 북적이고, 봄에는 한적한 편이다. 물론 아직 바닷물에 들어가는 것은 무리지만, 아이들과 백사장이나 뻘밭을 거닐며 조개나 작은 게를 보는 것만으로도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햇빛이 강하니 챙이 넓은 모자를 잘 챙겨 한번 떠나 보자.

일전에도 이 코너를 통해 소개했던 쌀가루가 들어간 곤약면은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캠핑에는 빠져서는 안 되는 재료다. 바닷가 근처 수산시장이나 재래시장이 있으면 재료를 사서 간편하고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올봄이면 끝날 것 같았던 코로나가 다시 기승이다. 두 번의 봄이 코로나 때문에 인생에서 통째로 날아가 버렸다. 5월부터는 나들이 인파와 캠핑 가는 사람들로 전국 유명한 곳들은 매우 붐빌 것이다. 이런 때에는 아주 유명한 명소를 피하고, 좀 덜 유명하더라도 조용한 곳들을 가는 것이 좋다. 국립이나 도립 캠핑장 들을 찾으면 비교적 안전하게 캠핑할 수 있고, 가을이나 겨울에 유명한 곳들을 봄에 찾으면 좀 덜 붐비게 캠핑할 수 있다. 어느 캠핑장에 가든지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아무리 친한 가족이라 하더라도 함께 어울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캠핑장은 야외라서 안전하겠지’ 하는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봉골레 파스타

춘장대 바닷가에서 먹는 봉골레 파스타는 그 맛과 향이 으뜸이다. 서천 읍내 해산물 특화 시장에 가면 맛좋은 조개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원래는 모시조개가 들어가는 요리지만 제철 맞은 좀더 저렴한 조개를 써도 상관없다(반드시 해감된 조개를 구입한다).

먼저, 2인분 기준 조개 30여 개와 물(혹은 화이트와인) 한 컵, 약간의 소금을 코펠에 넣고 팔팔 끓인다. 조개가 입을 벌리기 시작하면 올리브기름 한 컵을 넣고, 미리 물에 헹궈 물기를 뺀 곤약면을 넣고 함께 볶아내면 된다. 매운맛을 좋아하면 청양고추를 추가하면 된다. 간은 약간의 소금과 후추만 있으면 된다.

확실히 바닷가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봉골레 파스타의 맛은 진국이다. 아이스박스에 넣어 차갑게 식힌 화이트 와인을 곁들이면 그 풍미를 더할 수 있다. 딱 한 입만 먹으면 캠핑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고기와 애호박을 듬뿍 넣은 곤약면 잔치국수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5월엔 아직까지는 뜨끈뜨끈한 국물 요리가 좋다. 행여 비라도 내리는 캠핑장이라면 잔치국수가 있어야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뜨끈한 고기 육수에 말아먹는 곤약면 잔치국수는 그 육향이 구수하고, 뒷맛이 깔끔해서 캠핑장에서 먹으면 라면보다 맛있다. 인스턴트 조미료 냄새가 역한 라면과는 비교할 수 없는 명품 요리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애호박 같은 제철 채소와 갈아서 볶은 소고기 고명만 있으면 충분하다. 고명은 집에서 만들어 와도 좋고, 캠핑장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고기와 채소는 섞지 말고 각각 볶아서 준비하는데, 간을 살짝 세게 하는 것이 좋다. 국물은 시판용 소고기 육수도 좋고, 끓는 물에 갈아놓은 쇠고기를 넣어 금방 만들 수도 있다. 이때 반드시 끓는 물에 고기를 넣어야 비린 맛을 잡을 수 있다. 채를 이용해 깨끗한 물에 헹군 곤약면에 뜨거운 육수를 붓고, 그 위에 짭조름한 고기와 호박 고명을 얹어 먹는 잔치국수 맛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육수가 약간 싱거우면 소금이나 국간장으로 간을 더하면 좋다.

곤약 비빔 칼국수

신 김치가 있다면 새콤달콤한 곤약 비빔국수를 만들어 보자.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들도 이 비빔국수의 향을 맡으면 마치 맹수들같이 모여들 것이다.

먼저 코펠에 김치를 (가위나 칼로) 잘게 썰어 담고, 들기름, 통깨, 약간의 고기볶음(갈아서 볶은 것), 잘게 채 썬 양파 등을 잘 섞어 준다. 설탕은 넣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찬물에 헹군 곤약면을 넣고 손으로 무치듯이 비비면 완성이다. 곤약면은 시간이 지나도 불지 않기 때문에 많이 해두고 조금씩 덜어 먹으면 된다. 주의할 점은 코펠의 크기인데 보통 4인가족의 경우 8~10인용 코펠의 가장 큰 것을 사용해야 한다. 자칫 작은 코펠에 비빌 경우, 튀거나 넘칠 수 있다. 곁들이는 국물은 멸치육수에 달걀을 풀어 넣은 달걀국도 좋고, 달걀 대신 어묵을 넣은 어묵국도 좋다. 일손을 덜고, 빨리 만들기 위해 육수는 집에서 만들어 와서 캠핑장에서는 데워 먹기만 하는 것이 좋다.

곤약면은 소면 굵기도 좋지만 칼국수처럼 납작하고 좀 넓은 것이 식감이 더 좋은 것 같다.

본 기사는 월간산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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