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하나은행, 선지급 결정한 영국펀드..투자회수율은 5.8~52.4% 판단

신속한 투자금 화수 및 투자자보호를 위해 노력

하나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하나금융지주 ]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하나은행이 원금 50%를 선지급하기로 결정한 영국 루프탑·신재생에너지(ESS)·부가가치세펀드(VAT)펀드의 실사 결과 예상 자금 회수율이 최저 5.8%까지 떨어질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본지가 확보한 하나은행의 '영국신재생에너지·루프탑·부가가치세펀드에 대한 투자자보호방안 설명 자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주관으로 회계법인을 통해 직접 자산실사를 실시한 결과 펀드별 예상 최수범위는 ▲루프탑펀드 5.8%~16.3% ▲신재생에너지펀드 18.9%~52.4% ▲부가가치세펀드 17.5%~32.1%로 나타났다.

◆ 원금의 50% 선지급 후 사후조정하기로

하나은행은 지난해 10월 법원을 통해 현지서 법정관리인이 선임된 사실을 통보받고, 11월 현지 운용사를 통한 법적회수조치가 지연됨을 인지한 뒤 투자자보호방안도출을 위해 자산실사에 착수해왔다.

루프탑펀드는 영국 하이파에셋매니지먼트(Hypa Asset Management)와 국내 JB자산운용에 의해 설정됐으며, 하나은행에서 2018년 5월 31일부터 41계좌, 258억이 판매됐고 2019년 12월 환매 중단됐다. 영국 주요도시의 수직증축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상품이나 현지운용사인 하이파에셋이 옥상 수직증축이 아닌 아파트 개발 사업에 투자금을 사용하면서 상환에 차질이 발생했다.

신재생에너지펀드는 ▲IBK투자증권이 설정한 'IBK신재생 1호·2호' ▲포트코리아운용의 '포트코리아신재생 1호·2호' ▲골든브릿지 운용의 '골든브릿지신재생펀드'로 총 5개다. 2018년 7월31일~2019년 3월 21일까지 180계좌, 535억이 판매됐으며 지난해 8월 환매가 중단됐다. 영국 내 신재생에너지 발전·저장시설 사업자에게 대출할 목적으로 설립된 역외펀드에 투자하는 상품이나 지난해 분배금 지급이 지연되며 환매가 연기됐다.

부가가치세펀드는 ▲포트코리아운용의 '포트코리아VAT 1호·2호' ▲아름드리자산운용의 '아름드리VAT 1호· 2호' 총 4개다. 2018년 5월 9일~2019년 8월 28일까지 156계좌, 570억원이 판매됐으며 지난해 6월 환매가 중단됐다. 영국 내 건물 매입 시 부과되는 부가가치세(VAT) 납부를 위한 대출사업자에게 대출할 목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나, 부동산 VAT가 아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투자하면서 환매가 중단됐다.

이들 펀드는 총 10개로, 환매중단 계좌수는 377개 1천363억원에 이른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실사결과를 통해 회수율이 불투명해지면서 투자자보호를 위해 원금의 50%를 가지급금으로 우선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하나은행은 다음달 1일부터 18일까지 가지급 신청서 접수를 받고, 24일 투자원금의 50% 수준의 가지급금을 일괄 지급할 계획이다. 만일 해당 펀드들이 최종 회수시점이 도래하거나 분쟁조정을 통해 손실금액 및 보상금액 등이 확정되면 사후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 투자자 수용 여부 미지수

하나은행이 세 펀드에 대해 50% 선지급이라는 '통 큰 결정'을 내렸지만 투자자들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루프탑펀드나 부가가치세펀드의 경우 계약이 취소된 옵티머스펀드와 유사하게 당초 투자 설명과 다른 곳에 투자금이 사용된 만큼, 분쟁조정을 통해 접근하겠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투자자는 "루프탑펀드 등은 옵티머스와 구조가 유사한 만큼, 선지급안 승인보다 분쟁조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신속한 투자금 화수 및 투자자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판매사의 주관으로 투자자산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는 것은 전례가 드문 이례적인 경우나, 신속한 투자금 회수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해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 투자금 회수를 위해 전념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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