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준 감독, '퇴장' 사무엘 질책 대신 기 살리기 나섰다

김태석 2021. 5. 18. 09:1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랫동안 '마수걸이 골'을 넣지 못하고 있는 공격수가 도리어 퇴장당하는 모습을 본 감독의 마음을 어떠할까? 아마도 커다란 실망감이 들 것이다.

전 감독은 퇴장 당해 실의에 빠진 사무엘의 기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전 감독은 "기자회견 전에 사무엘하고 얘기를 나눴다. 애당초 볼을 샤프하게 차는 스타일이 아닌 걸 알고 영입한 선수다. 그간 골이 안 들어가다보니 조급함이 눈에 보이더라"라고 안타까워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경준 감독, '퇴장' 사무엘 질책 대신 기 살리기 나섰다



(베스트 일레븐=광양)

오랫동안 ‘마수걸이 골’을 넣지 못하고 있는 공격수가 도리어 퇴장당하는 모습을 본 감독의 마음을 어떠할까? 아마도 커다란 실망감이 들 것이다. 그렇지만 전경준 전남 드래곤즈 감독은 다른 자세를 보였다. 전 감독은 퇴장 당해 실의에 빠진 사무엘의 기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전경준 감독이 이끄는 전남은 17일 저녁 7시 30분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1 12라운드에서 안산 그리너스에 2-0으로 완승했다. 전남은 이종호, 발로텔리 등 공격수들의 고른 득점에 힘입어 안산을 안방에서 물리치고 승점 3점을 쌓았다. 전남은 이 승리를 통해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K리그2 선두로 뛰어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넉넉한 두 골 차 승리를 거둔 전남이지만, 전력 누수도 경험했다. 바로 이번 시즌 주전 공격수로 기용하고 있는 나이지리아 공격수 사무엘의 퇴장이다. 사무엘은 시즌 개막 후 전 감독의 신뢰 속에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꾸준히 출전 기회를 부여받고 있다. 하지만 도움 하나만 기록했을 뿐, 아직까지는 골이 없다. 조급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사무엘의 처지라 할 수 있겠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의욕이 과했는지 후반 중반 둔탁한 볼 터치 때문에 무리한 도전을 하다 상대 선수를 가격하는 파울을 범해 즉시 퇴장을 명령받았다.

골을 넣어 부담을 덜려고 했던 사무엘 처지에서는 혹 떼려다 혹을 붙인 꼴이 되고 말았다. 이날 승리로 1위에 등극해 축제 분위기였던 전남 라커룸에서 시무룩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기도 하다. 사무엘은 “정상적인 몸싸움이었다”라며 전 감독에게 퇴장 판정이 억울하다는 말도 남겼다고 한다.

하지만 전 감독은 사무엘을 조금도 탓하지 않았다. 전 감독은 “기자회견 전에 사무엘하고 얘기를 나눴다. 애당초 볼을 샤프하게 차는 스타일이 아닌 걸 알고 영입한 선수다. 그간 골이 안 들어가다보니 조급함이 눈에 보이더라”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어 “파울이 아니라고 하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레프리든 상대 선수든 네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저돌적이고 파워풀해 겉에서 보기에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조심하라고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 살리기도 잊지 않았다. 전 감독은 “‘저돌적인 플레이는 너의 장점’이라고 달래줬다”라고 말했다. 향후 자신감을 얻을 기회를 마련해주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전 감독은 “사실 페널티킥 키커는 지정하는 게 민감한 부분이다. 사무엘이든 다른 선수든 일단 우리 팀이 득점하는 게 가장 중요한 문제”라면서도, “향후 기회가 온다면 사무엘에게 페널티킥을 밀어주는 상황도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어찌 보면 상당한 인내심을 보이는 전 감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드러내는 인내심은 결코 아니다. 전 감독은 사무엘이 전방에서 엄청난 활동량을 앞세워 상대 수비를 짓누르는 전방 압박에 최선을 다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경기력적 측면에서 사무엘은 골을 아직 넣진 못하고 있어도 상대의 힘을 빼는 구실은 정말 잘해내고 있다. 여기에 훈련 등 팀 생활에 굉장히 적극적이라는 점도 전 감독을 흡족하게 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가 간혹 보이는 태업이나 자만심은 전혀 없다는 전언이다.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사무엘인 만큼, 전 감독은 향후에도 사무엘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다. 물론 사무엘도 이 기회를 살려 하루 빨리 ‘무득점의 늪’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 일레븐 닷컴
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Copyright © 베스트일레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