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주 팔아치우는 펀드들, 내 테슬라 주식 안전할까
17일 월스트리트에서는 다우 지수가 전날 보다 54.34포인트(0.16%) 내린 3만4327.79에 마감했습니다. S&P50은 10.56포인트(0.25%) 내린 4163.29, 나스닥은 50.93포인트(0.38%) 떨어진 1만3379.05에 마감했습니다. 0.002%포인트 오른 1.6369%를 기록했습니다.
18일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에서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미국 기업들, 인플레 걱정’, ‘테크주 파는 헤지펀드들’, ‘외톨이 주 팔고 ETF로?’를 꼽았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美 기업 인플레 걱정 11년만에 최고
18일 월스트리트의 금융정보회사 팩트셋에 따르면 기업들이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인플레이션’을 언급한 경우가 11년만에 가장 많았습니다. 3월 15일부터 5월 14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S&P 500 지수에 속한 기업 가운데 175개 기업이 ‘인플레이션’을 언급했다는 겁니다. 이 숫자는 적어도 2010년 이후 가장 많다고 합니다. 실제 기업들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예컨대 지난달19일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일부 가격 인상이 있을 것”이라며 일부 음료 제품의 가격을 올리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기저귀와 화장지를 만드는 킬벌리클라크나, 기저귀, 생리대 등 각종 생필품을 생산하는 프록터앤드갬블, 즉 P&G도 가격을 올리겠다고 했습니다.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료의 병목 현상으로 수급이 불안해져서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4.2%로 시장 전망 3.6% 훨씬 넘어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잠시 잠잠하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 우려가 월가에 크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물가 안정을 책임지는 미 연준의 고위 인사들은 이날도 인플레 우려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리차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이날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준비한 화상 컨퍼런스에서 “경제 데이터를 자세하게 주목하고 있지만, 높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현재 매달 1200억 달러 어치씩 시장에서 국채와 모기지증권을 매입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연준의 매입 규모를 줄이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했습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CNBC에 나와 “팬데믹에서 회복되는 경제에서 인플레이션의 다이나믹을 이해하는 데 여러 달이 걸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초완화적인 통화 정책에 대해 편안하게 느낀다고 했습니다.
◇ 테크주 파는 헤지펀드들
18일 로이터 통신이 헤지펀드들의 ’13F 보고서'를 분석해서 몇몇 대형 헤지펀드들이 기술주를 팔고, 가치주와 스팩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13F 보고서는 운용 자산이 1억 달러가 넘는 모든 기관투자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분기별로 제출하는 보고서인데, 이를 통해 한 분기 동아 기관 투자자들의 매매 기록을 볼 수 있습니다. 헤지펀드는 운용 자산 내역이나 거래 내역들을 소수의 투자자들에게만 알려 주기 때문에 밖에서 움직임을 알기 어려운데, 이 보고서로 동향을 가늠하는 것이지요.
앞서 이달 초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보고서에 따르면, 헤지펀드의 매도 금액은 2008년 이후 가장 크다고 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헤지펀드들이 특히 통신 서비스와 IT 기업 부분에서 집중적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CNBC는 서브 프라임 위기 때 공매도로 큰 돈을 벌었던 투자자인 마이클 베리가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식에 대해 대규모의 숏 포지션, 즉 공매도를 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마이클 베리는 2016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서브 프라임 위기 때 큰 돈을 번 투자자들을 다룬 ‘빅 쇼트’라는 영화의 실제 모델이기도 힙니다. 보도에 따르면 마이클 베리는 5억3400만 달러 어치의 숏 포지션을 갖고 있다는 겁니다. 테슬라 주가가 떨어지며 큰 돈을 벌 수 있는 것이지요.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 도지코인 등 코인에 대해 언급하는 것만 가지고도 코인 시장이 들썩 거려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런 큰 손까지 주가가 떨어진다는 데 돈을 거고 있으니 불안해 보입니다. 국내 투자자들도 작년 10월부터 해외 주식 중 연속 순매수 1위였던 테슬라 주식을 5월 들어서는 팔고 있다는 소식도 들어와 있습니다.
헤지펀드가 앞서 기술주 팔자 움직임을 보이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꼽히는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미국의 급속한 성장 기대’입니다. 성장이 빠르면 미 연준이 ‘돈줄 죄기’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미리 팔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 금리가 오르면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가 큰 기술주의 가치 평가가 떨어져서 파는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합니다. 그밖에도 바이든의 부자 증세가 예고되자 그간 많이 오른 테크주의 이익을 세금이 오르기 전에 미리 실현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 개별주식 불안하니 ETF로?
개별 주식이 불안하니 ETF로 옮겨가는 움직임이 미국에서도 나타난다고 합니다. ETF는 상장지수펀드라고 하는데, 하나의 개별 주식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여러 주식을 묶어 하나의 주식처럼 만든 ‘묶음 주식’이라고 보면 됩니다. 외톨이 주식 하나에 몰빵하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여러 주식을 묶어 놓은 ETF란 주식에 투자해서 위험을 피하는 것이지요. 주식 종목을 고르기는 어렵지만 전반적인 시장은 상승한다는 기대가 있을 때 좋은 투자법 같습니다.
미국 시장 조사업체 CFRA에 따르면, 올 들어 5월 12일까지 ETF에 3500억 달러의 자금이 들어왔습니다. 이는 작년 한해 5030억 달러가 들어온 흐름과 비교하면 약 2배 정도 빠른 속도를 보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올 들어 가장 만은 자금이 들어온 ETF는 S&P500 지수를 따르는 뱅가드 S&P 500으로 210억 달러가 들어왔고, 다음으로 더 넓은 주식 범위에 투자하는 뱅가드 토털 스톡 마켓 ETF로 151억 달러가 들어 왔구요. 두 ETF는 각각 올들어 8.5%, 7.7% 정도 올랐다고 합니다.
한국인들도 미국 주식 중에서 미국 S&P500을 추종하는 ETF에 지난 한달간 가장 많은 자금을 넣었습니다. 1억2000만 달러쯤됩니다.
다만 ETF 투자에도 냉탕과 온탕이 있습니다. 한국인들도 많이 투자한 캐시 우드가 운영하는 아크 이노베이션 ETF는 성적이 안 좋습니다. 올 들어서만 16% 쯤 빠졌습니다.기술주 하락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지요.
이제 오늘의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악해 보겠습니다. 첫째, 인플레이션 공포가 갑자기 사라진 듯 하지만 앞으로 계속될 이슈라는 것 기억하십시요. 미국 기업들의 인플레 걱정이 11년만에 가장 높습니다. 둘째, 월가의 숨은 큰손인 헤지펀드들이 테크주를 팔고 있습니다. 기술주 투자에 안전벨트가 필요합니다. 셋째, 개별 주식이 꼽아서 투자하기 불안하니 미국에서 ETF 투자가 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런 움직임에 레이더를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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