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지는 별똥별"..보수정권 출현 경계한 北

김혜린 기자 2021. 5. 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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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보수 진영의 유력한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는 '별똥별'에 비유하는 내용의 풍자 콩트를 선보이며 견제에 나섰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는 윤 전 총장에게 중도·보수층의 표심이 쏠릴 상황을 경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인균 경기대 북한학과 교수는 "대외 선전 매체는 우리나라 내 친북 세력을 겨냥해 보수 정당으로의 교체를 막고 여권이 재집권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을 상당히 경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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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매체, 8분 분량 콩트 공개
처가 주가조작 의혹 등도 비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서울경제]

북한이 보수 진영의 유력한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는 ‘별똥별’에 비유하는 내용의 풍자 콩트를 선보이며 견제에 나섰다. 북한이 아직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도 않은 윤 전 총장을 겨냥한 방송극까지 제작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북 수뇌부가 북한에 우호적인 더불어민주당의 재집권을 바라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대외 선전 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17일 ‘별의 집에서 일어난 별찌(별똥별) 소동’이라는 제목의 8분 분량 콩트 원고를 공개하며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콩트는 집에 걸려오는 세 통의 전화를 통해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의 러브콜에 대해 침묵하는 상황을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핵심은 윤 전 총장이 떠오르는 ‘별의 순간’이 아닌 추락하는 ‘별똥별의 순간’을 잡은 것이라고 비꼬는 부분이다. 극에서 윤 전 총장의 부인이 “한때 대선 주자로 이름을 올렸다가 돌덩이같이 추락해버린 반기문처럼 당신도 반짝했다가 종당(결국)에 사라져버릴지 어떻게 알겠어요”라고 묻자 윤 전 총장은 “반짝 했다가 사라진다구? 그럼 내가 별찌란 말이야?”라고 반응한다. 이는 지난 3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두고 “별의 순간을 잘 잡은 것”이라며 대권 기회가 왔음을 암시한 발언을 풍자한 것이다. ‘별의 순간(Sternstunde)’이란 독일에서 미래를 결정짓는 운명의 순간을 비유하는 표현이다.

여기에 여권 일각에서 제기된 윤 전 총장 관련 의혹도 콩트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된다. 극에서 윤 전 총장은 “내 그래서 당신이 련루되여(연루돼) 있는 ‘도이치모터스’ 회사의 주가 조작 사건을 열성껏 덮여버렸잖아. 장모님의 사기 범죄도 말이야”라고 말한다. 이는 윤 전 총장 부인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과 장모의 요양 병원 부정 수급 의혹 등을 두루 비판한 것이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는 윤 전 총장에게 중도·보수층의 표심이 쏠릴 상황을 경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인균 경기대 북한학과 교수는 “대외 선전 매체는 우리나라 내 친북 세력을 겨냥해 보수 정당으로의 교체를 막고 여권이 재집권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을 상당히 경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입장에서 지금 정권이 교체되면 ‘고난의 행군’ 카드까지 꺼냈던 내부 상황이 더 악화되고, 미국의 압박 수위도 달라지기 때문에 야권 유력 주자에게 관심을 보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북한 대외 선전 매체의 윤 전 총장에 대한 언급이 잦아지는 추세다. 지난달 20일 ‘통일의 메아리’는 윤 전 총장 관련 책의 출간 소식을 전하며 “남조선에서 윤석열이 돈벌이 도구로 전락되는 가련한 신세에 놓였다”고 비난했다. 또 ‘우리민족끼리’는 “(남한 언론은) 지금 윤석열의 지지율이 오르내리면서 출렁거리지만 머지않아 거품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비꼬았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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