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앱에서 음식·꽃 배달..생활형 연계 서비스로 '진화중'

박기호 기자 2021. 5. 18.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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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경쟁 시대..배달 서비스 뛰어들고 앱도 전면 개편
© News1 DB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이 생활형 연계 서비스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과거에는 달력에 동그라미를 그려가며 기억했던 경조사를 알려주는 것은 물론 교회 등에 직접 가지 않아도 성금을 내거나 공과금 납부, 보험료 청구를 쉽게 할 수 있는 서비스는 기본으로 제공한다. 부동산 관련 기업이 했던 주택가격 시세 정보도 알려주고 상품권 구매도 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은행 앱을 통해 음식배달 서비스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빅테크(Big Tech)의 금융업 진출에 따른 은행권의 위기감이 앱의 진화를 촉진하고 있다. 은행도 기존에 제공했던 금융 서비스로는 고객을 끌어들일 수 없다고 판단, 종합 플랫폼으로 변화에 나선 것이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배달 앱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와 같은 배달 서비스에 뛰어드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12월 출시를 목표로 서비스 준비에 한창이다. 신한은행 앱 쏠(SOL)에서 서비스를 할 것인지 별도 앱을 꾸릴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기존 배달 앱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라이더, 가맹점주에게는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총 개발 비용으로만 140억원을 책정하고 현재 인력 확보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또 쏠(SOL) 내 라이프 플랫폼에서 소비, 재테크, 재미 등으로 카테고리를 구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술품, 한정판 스니커즈와 같은 고가의 실물 자산을 디지털 지분으로 분할, 판매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대표 앱인 KB스타뱅킹과 리브(Liiv) 개편 작업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까지 앱을 개편, 생활과 연계된 파격적인 서비스를 출시할 방침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넘버원(No.1) 플랫폼 전략에 따른 일환이다.

현재 국민은행 앱에서도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KB스타뱅킹에선 공과금 용지를 촬영하면 용지에 인쇄된 납부정보를 인식, 공과금을 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초 출시한 리브부동산에선 부동산 실거래가, 가격, 주택공시가격, 미래 예측 가격 등을 제공하고 있고 KB굿잡에선 취업과 연계해 이력서 등록, 채용공고 추천 등의 서비스를 내놨다.

하나은행 앱인 하나원큐에선 쉽고 간편하게 한국도로공사의 고속도로 미납환불 통행료를 조회하고 납부·환불을 신청할 수 있다. 또 개인 간 금전대차 거래에 대한 차용증 작성도 할 수 있다.

하나원큐에선 나에게 딱 맞는 아파트를 찾아주는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아파트 단지별 거주 점수, 투자 점수, AI 예측 가격을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연내에 우리WON뱅킹에서 우리카드, 우리페이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모바일 상품권 구매 플랫폼도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WON뱅킹에선 지역·온누리 모바일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다. 또 부동산 경·공매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무서류·무방문 실손보험 청구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만 14세 미만 자녀의 계좌를 비대면으로 조회할 수도 있다. 다른 은행과 마찬가지로 공과금 고지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스캔해 납부할 수도 있다.

NH농협은행은 올원뱅크에서 꽃다발과 화환, 난 등을 주문받아 전국으로 배달하는 서비스와 AI 분석을 기반으로 한 아파트 단지 종합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농협은행의 올원뱅크에선 현재 예능과 드라마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고 저렴한 가격으로 유명 브랜드의 인기 제품을 살 수 있는 핫딜 서비스도 있다. 개인의 차량 정보와 운전 정보도 한눈에 조회할 수 있는 내차 정보관리,' 국가의 개인 정책지원금 현황 등도 알려준다. 금융생활 픽(PEEK) 서비스에서 성별·연령·직업·지역 등을 설정하면 다른 그룹과 자신의 금융 생활을 비교해볼 수도 있다.

은행 앱의 생활형 연계 서비스는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올해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플랫폼’을 꼽고 있다. 은행권은 모두 디지털 혁신을 생존과제로 보고 플랫폼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서비스를 어떻게 차별화할지를 놓고 고심도 깊다.

은행권 관계자는 “앱에서 금융 서비스만을 제공해선 고객을 유인할 수 없기에 다양한 생활형 연계 서비스가 나올 것”이라며 “플랫폼 경쟁 시대를 맞아 차별화를 위해 은행마다 전략 마련에 고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goodd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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