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11배 폭등 '흠슬라'로 불리는 이 주식..고평가 경고등?
글로벌 피어 대비 고평가..급등·오버행·해운업황 피크아웃 등 부담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1년새 주가가 무려 11배나 폭등한 HMM(옛 현대상선)이 해운업계 초호황에 힘입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다만 실적 발표 이후 차익실현 매물로 주가 상승세는 주춤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주가 상승에 맞춰 목표주가를 상향하기도 했으나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주가 폭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 때문에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17일) HMM은 전거래일 대비 850원(1.95%) 내린 4만2850원으로 마감했다.
HMM의 주가는 1년전(3735원)보다 11.4배나 폭등했다. 올해 들어서만 207% 급등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선 '흠슬라'(HMM+테슬라)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시가총액 순위도 올해초 67위에서 27위로 40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실적 발표 전날인 지난 13일에는 장중 5만원까지 뛰어오르기도 했으나 이후 하락 전환해 3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했다.
지난 1분기 HMM의 영업이익은 해운운임 급등에 힘입어 1조19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을 뿐 아니라 분기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증권가의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인 9645억원을 5.6% 웃돈 수준이다.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해 올 1분기 평균 2540.47포인트를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여전히 향후 실적 전망도 밝지만 증권사들은 주가 전망에 대해서 신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해운업황이 초호황인 것은 맞지만 조만간 고점을 찍고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경고도 나온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운임 지속력이 예상보다 더 강해 2분기 이후의 운임 가정을 기존 대비 상향한다"면서도 "다만 현재의 호황에는 수요강세도 있지만 컨테이너 박스 순환 차질에 따른 공급측 요인도 강하게 반영됐는데, 미국 서부 항만 적체가 지난해 11월 수준까지 완화되고 있으며, 박스 수급 지표 역시 개선세인 점 등 '피크아웃'(peak-out) 신호들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빠른 주가 상승과 동종업계 대비 높아진 밸류에이션(평가가치)도 부담스럽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포함해 올해 예상치 기준 PER은 8.8배로 글로벌 동일업종(피어) 5.8배 대비 고평가됐다"고 했다.
오버행(대규모 매도 대기 물량) 이슈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HMM의 현재 주식 총수는 3억4539만주 수준인데, 산업은행 등이 보유한 남은 전환사채 물량의 전액 전환을 가정하면 10억2000만주로 3배가량 늘어나게 된다. 이 경우 산은의 지분율은 현재 11.9%에서 25% 수준으로 높아지게 되는데, 현행 은행법상 산은은 기업의 지분을 15% 이상 소유할 수 없기 때문에 지분 일부 혹은 전량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목표 주가를 현재주가 보다 40%가량 낮은 2만5800원으로 유지한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5월말 190차 전환사채(산업은행)의 상환·전환 여부 결정에 따라 발행주식 총수 변동에 따른 주당 목표주가 변동 가능성이 상존한다"면서 "공적 자금 회수 극대화, 일반 법인 지분율 관련 은행법에 따른 향후 민영화 여부, 전환사채 주식 전환에 따른 희석 등 다방면에 걸친 검토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주가 상승을 감안해 HMM 목표주가를 4만5000원에서 5만1000원으로 13.3% 상향했지만,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시장수익률'(중립)로 낮췄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전망과 목표주가 상향에도 투자의견을 하향한 이유는 너무 빠른 주가 상승 속도와 피어 그룹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 때문"이라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증권사들의 평균 투자 의견은 '중립'이며, 목표주가 평균은 3만5560원으로 현재 주가보다 17% 낮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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