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중과 미적용' 전국 공시가 1억 미만 아파트 갭투자 '열풍'

창원 성산구 '성원 아파트' 올해 갭투자 195건 전국 최다..시세 '껑충'
"다주택자 매도시 종부·양도세 생각해야..세입자 역전세 피해 우려 ↑"

경남 창원 성산구 '성원' 아파트.(네이버지도 로드뷰 화면)© 뉴스1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지방 중소도시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에 '갭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취득세 중과 규제를 피해 투자 수요가 몰리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묻지마 투자'를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남 창원시 성산구 '성원'(토월그랜드타운) 아파트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거래량은 812건이다. 이 가운데 전세를 끼고 집을 산 '갭투자'가 195건(24%)이다. 갭투자 거래량은 같은 기간 전국서 가장 많았다.

1994년 준공한 성원 아파트는 성산구 상남동에 위치한 42개 동 6252가구 초대형 단지다. 현재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성원 아파트 전세가율은 최근 100%에 육박한다. 일부 거래는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뛰어넘은 사례도 있다. 105동 전용 84.91㎡는 지난 4월 3억2000만원(6층)에 매매됐다. 해당 매물은 한 달 뒤인 지난 10일 3억3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전셋값이 매매가격보다 1000만원 비싸 4월 매수인은 오히려 1000만원을 받고 집을 산 셈이다.

지역 부동산업계는 갭투자 수요가 전국에서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성산구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타지역서 떼로 몰려와 (집은 보지도 않고) 사들이고 있다"라고 전했다.

지방 중소도시의 준공 27년 차 노후 아파트에 갭투자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최근 거래 현황에서도 공시가 1억원 미만 거래 열풍을 확인할 수 있다. 성원 아파트는 전용면적 49~167㎡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전용 49㎡가 거래(114건)가 전체 거래량(235건)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전용 49㎡만 현재 공시가격이 1억원 미만이기 때문이다. 전용 59㎡도 지난해까지는 공시가 1억원 미만이었으나, 올해 1억1000만원대로 올랐다.

공시가 1억원 미만 아파트는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미적용 대상이다. 올해부터 취득세법 개정으로 다주택자는 취득세 중과를 적용한다. 조정대상지역을 기준으로 취득세율이 2주택자는 8%, 3주택 이상은 12%다. 기존 취득세 1~3%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는 다주택자 여부와 관계없이 기존 취득세 1%만 부담하면 된다.

수도권 아파트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미적용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시가 1억원 미만 아파트에 투자 수요가 몰리며 집값 역시 크게 올랐다.

성원 아파트 전용 49㎡는 지난해 1월만 해도 최고 실거래가는 1억1900만원이다. 최근 실거래가는 지난 14일 1억7900만원이다. 전용 59㎡도 지난해 1월 1억6000만원대에서 12월 2억450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 주택형은 올해 공시가 1억원 이상이 되면서 투자 매력도가 떨어져 실거래가는 오히려 2억2000만원대 떨어졌다.

부동산업계는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공시가 1억원 미만 아파트에 '묻지마 투자'가 횡행하고 있다면서 본인 상황에 맞는 주의 깊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취득세와 달리 양도세와 종부세는 공시가 1억원 미만 아파트도 주택 수로 포함해 매도 시 세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6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후에는 단기 투자 양도세가 80%에 가깝다"며 "자칫 취득세 조금 아끼려다 나중에 양도세나 종부세 폭탄을 맞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갭투자 물량 상당수가 전셋값과 매매가격 차이가 작어 집값 하락기에는 역전세도 발생할 수 있어 세입자 피해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