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뮤지컬의 약진.. 라이선스 주도 시장 판도 흔든다

장재진 2021. 5. 1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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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선스 뮤지컬이 주도하던 국내 뮤지컬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국내 창작 뮤지컬의 발전은 관객의 작품 선택 폭을 늘린다는 순기능에 더해 산업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흐름이다.

박병성 월간 공연전산망 편집장은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뮤지컬 장르는 장기 공연 특성 때문에 좋은 작품만 나오면 영화 이상으로 천문학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시장"이라며 "국내 창작 뮤지컬들은 이미 세계로 수출되며 한국의 문화 역량을 제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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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경영지원센터 '월간 공연전산망' 통계
7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 예정인 블록버스터 창작 뮤지컬 '광화문연가'의 지난 시즌 공연 장면. 국내 창작 뮤지컬 시장의 부흥을 이끈 주역 중 하나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CJ ENM 제공

라이선스 뮤지컬이 주도하던 국내 뮤지컬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국산 블록버스터 작품의 잇단 등장과 뛰어난 작품성으로 무장한 중소 창작 뮤지컬의 도약 덕분이다. 코로나19로 공연계가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 국내 시장 매출의 3분의 1 이상은 창작 뮤지컬에서 나왔다. 공연되는 작품 수도 10편 중 7편 이상이 창작물이다. 창작 뮤지컬의 부흥은 한류 확산 및 콘텐츠 해외수출의 전제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현상으로 평가된다.

최근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간한 '월간 공연전산망'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뮤지컬 전체 매출액의 67%(1,166억8,300만 원)를 차지하던 라이선스 뮤지컬의 비중은 지난해 48%(357억6,200만 원)까지 줄어들었다. 반면 창작 뮤지컬은 같은 기간 26%(455억100만 원)에서 36%(267억6,000만 원)로 비중이 늘어났다. 해외 배우들이 참여하는 내한공연까지 포함하면 라이선스 작품의 매출 비중은 여전히 과반을 차지하지만, 창작 뮤지컬과 격차는 5년 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해당 통계는 인터파크 공연 티켓 판매금액을 기준으로 집계됐고, 어린이 뮤지컬 등 2차 창작물은 제외됐다.

국내 뮤지컬 시장 매출규모 현황.

창작 뮤지컬의 도약은 특히 2017년을 기점으로 도드라졌다. 그해 대극장 블록버스터 뮤지컬이 대거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서울 기준 1,000석 이상 공연장에 오른 대형 창작 뮤지컬은 13편으로 집계됐다. '영웅' '마타하리' '광화문연가' 등 4개 작품은 인터파크 공연 판매 순위 10위 안에 들며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작품 수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극장 창작물의 선전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쩌면 해피엔딩'과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레드북' 등은 티켓 품귀 현상을 일으키며 최근까지 주요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공연 장면. 주요 창작 뮤지컬 래퍼토리로 자리잡았다. CJ ENM 제공

공연되는 창작 뮤지컬 작품 및 관객 비중도 꾸준히 증가세다. 창작 뮤지컬 작품 수 비중은 2016년 68%(499편)에서 증가, 지난해 77%(265편)를 차지했다. 관객 수도 같은 기간 37%(113만9,762명)에서 57%(67만8,276명)로 증가했다. 다만 작품 수로는 20% 안팎을 차지하는 라이선스 뮤지컬이 여전히 전체 관객 3명 중 1명을 동원하고 있어서 영향력 면에서는 무시할 수 없다.

국내 창작 뮤지컬의 발전은 관객의 작품 선택 폭을 늘린다는 순기능에 더해 산업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흐름이다. 박병성 월간 공연전산망 편집장은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뮤지컬 장르는 장기 공연 특성 때문에 좋은 작품만 나오면 영화 이상으로 천문학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시장"이라며 "국내 창작 뮤지컬들은 이미 세계로 수출되며 한국의 문화 역량을 제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에 따른 뮤지컬 시장의 충격도 수치로 여실히 나타났다. 2010년 945억 원 규모였던 국내 뮤지컬 시장의 매출액(인터파크 기준)은 꾸준히 늘어나 2018년 2,571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9년에도 2,137억 원 규모를 유지하며 10년 새 2배 이상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덮친 지난해의 경우 765억 원으로 집계돼 10년 전보다도 쪼그라들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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