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타들어가는 갈대의 노래..김진관 '노래 6'

오현주 2021. 5. 18.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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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진 듯 뻗친 듯, 장작불처럼 허공에 타오르고 있는 저것은 갈대란다.

속이 터질 일이 있다면 노래를 부를 뿐이다.

"갈댓잎이 바람에 부딪치는 소리가 인생의 교향곡 같아서 코로나19로 버거워하고 힘들어하는 우리를 위로하는 응원의 노래처럼 들렸다"고.

굳이 갈대그림에 '노래 6'(2021)이란 작품명을 붙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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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작
검댕이 얼룩 번진 목탄으로 살려낸 갈대
장지에 밝음·어둠 대비로 강한선 만들고
인생교향곡 같은 위로의 노래 울리게 해
김진관 ‘노래 6’(사진=두루아트스페이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퍼진 듯 뻗친 듯, 장작불처럼 허공에 타오르고 있는 저것은 갈대란다. 다 말라 타버린 건지, 검은 뼈대뿐이지만 지조는 살아 있나 보다. 흔들릴지언정 꺾이진 않는 꼿꼿함. 속이 터질 일이 있다면 노래를 부를 뿐이다.

적어도 작가 김진관(67)의 눈에는 그리 비쳤나 보다. “갈댓잎이 바람에 부딪치는 소리가 인생의 교향곡 같아서 코로나19로 버거워하고 힘들어하는 우리를 위로하는 응원의 노래처럼 들렸다”고. 굳이 갈대그림에 ‘노래 6’(2021)이란 작품명을 붙인 이유다.

검댕이 얼룩이 번지는 목탄으로 그린 데는 이유가 있을까. 밝음과 어둠의 대비로 선이 강해 보이게 하기 위해서였단다. “인간의 말을 멈춰야 들을 수 있는 자연의 노래”니, 좀 더 주의를 기울여 보라고. 그간 작가가 해온 작업은 바스러질 듯한 씨앗·열매·잎·줄기를 복원하듯 채색해 살려내는 작업이었다. 그런 작가의 손에 붓 대신 목탄을 쥐어줬더니 전혀 기대치 않은 강인한 형상을 뽑아낸 셈인데.

여전히 변하지 않은 하나는 그대로 있다. 미물로 화면을 채우고, 공기와 빛을 만나게 해 세상으로 돌려보내는 순한 서정. 그 마음을 다시 보고 있다.

20일까지 서울 마포구 상수동 두루아트스페이스서 여는 초대개인전 ‘마른 풀들의 노래’에서 볼 수 있다. 장지에 목탄. 33.2×24㎝. 작가 소장. 두루아트스페이스 제공.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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