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들 "요즘 민주당 지지하면 놀림받아요"
더불어민주당이 17일 성년의날을 맞아 마련한 ’20대 청년 초청 간담회’에서 민주당을 향한 20대의 쓴소리가 쏟아졌다. 청년 7명은 송영길 대표 앞에서 “청년들을 가르치려 들지 말라” “요즘은 친구끼리 ‘민주당 지지하냐’고 묻는 것이 비하하는 얘기”라며 민주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간담회엔 민주당 윤관석 사무총장, 고용진 수석대변인, 1991년생인 전용기 의원도 참석했다.
올해 21학번 대학 신입생인 김한미루씨는 “예전엔 친구끼리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지지하냐’고 놀리곤 했는데, 요즘은 안 한다”며 “요즘엔 ‘민주당 지지하냐’가 더 비하하는 얘기”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다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각종 비리가 생기면 네 편, 내 편 없이 공정하게 처리할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고, 거기서 하나씩 떠난 것 같다”면서 민주당의 ‘내로남불’을 비판했다.
김씨는 여권 대선 주자들의 ‘대학 미진학자 세계여행비 1000만원(이재명 경기지사)’, ‘군 제대자 사회출발자금 3000만원(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지원 주장과 관련해서도 “청년들은 더 이상 이런 공약에 속아서 표를 주지 않는다. 정의와 공정이 바로 서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특혜가 아닌 절차적 공정, 정당한 보상을 원한다는 취지다.
한 참석자는 “민주당이 민심을 받아들여야지 가르치려 하지 말라”고 했고, 다른 참석자는 “20대가 원하는 공정은 ‘결과적 공정’보다는 ‘절차적 공정’이니 민주당이 잘 반영해달라”고 했다. “코로나 백신은 언제 맞을 수 있느냐” “젠더 갈등이 이슈가 됐는데, 남성이 정책적으로 역차별 받는 사례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청년들은 일자리 문제, 모병제 등 군 문제, 주거 문제에 관한 고충도 토로했다.
송 대표는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미안하고 안타깝다”며 “쓴소리든 좋은 소리든 모두 듣고 수용하겠다”고 했다. 또 “나도 91년생 딸과 95년생 아들이 있는데 나의 시간과 두 아이의 시간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며 “어른들이 공정과 정의를 입버릇처럼 말하면서 특권과 반칙을 당연시 여기는 이중 기준에 많은 분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송 대표는 주택 문제에 관해선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대출 규제 완화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선 후보들의 현금성 지원 공약 논란과 관련해선 “당 입장에서 풀어나갈 수 있는 방향을 찾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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