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의 3대 성지 유대 성전 세워진 곳… 종교적인 다툼 근원돼

파리/손진석 특파원 2021. 5. 1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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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톡톡] 이·팔 충돌 시작 ‘알아크사 사원’

일주일 넘게 계속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충돌은 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에서 시작됐다. 이슬람 금식 기간인 라마단이 끝날 무렵인 지난 7일 이곳에서 반(反)이스라엘 시위를 벌이던 팔레스타인 무슬림들을 이스라엘 경찰이 강경 진압한 것이 발단이었다.

팔레스타인 무슬림들이 14일 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 앞에 모여 있다. /AFP 연합뉴스

8세기에 지어진 알아크사 사원은 이슬람 세계에서는 선지자 무함마드가 승천한 곳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메카·메디나와 함께 이슬람 3대 성지로 꼽힌다. 그러나 이 사원이 위치한 동(東)예루살렘 일대는 이슬람교뿐 아니라 기독교, 유대교도 공히 성지로 삼고 있어 종교 간 다툼의 근원이다. 유대교도들에게 알아크사 사원이 있는 언덕인 성전산 일대는 고대 유대교 성전이 세워진 곳이라는 의미가 있다.

알아크사 사원은 1948년 1차 중동전쟁 이후 요르단 관할이었다. 하지만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이스라엘이 점령했다. 이스라엘은 동·서예루살렘을 병합해 오늘날 수도 예루살렘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유엔 등 국제사회가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알아크사 사원의 관할을 둘러싼 갈등도 멈추지 않았다. 그러던 중 1994년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알아크사 사원의 관리를 ‘와크프’라는 이슬람 종교재단에 맡긴다는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양측의 약속에 의해 유대인과 기독교도는 알아크사 사원을 방문할 수는 있지만 사원 내부에서 기도할 권리는 무슬림만 갖게 됐다. 유대인들은 성전산 바깥의 서쪽 벽(일명 통곡의 벽)에서 기도하고 있다. 이에 따른 유대인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지난 2000년 아리엘 샤론 당시 이스라엘 총리가 알아크사 사원을 기습적으로 방문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2차 인티파다(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운동)를 촉발하기도 했다.

근년에는 이스라엘 정부가 동예루살렘 일대에서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특히 이스라엘 대법원이 알아크사 사원에서 2㎞ 떨어진 셰이크 자라 지역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쫓아내도 무방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고, 이것이 지난 7일 알아크사 사원에서 반이스라엘 시위가 벌어진 도화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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