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女帝 최정, 올해 여자리그 3관왕 노린다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1. 5. 18.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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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바둑]

바둑계에선 여자바둑리그를 ‘여바리’란 약칭으로 부른다. 여성 바둑 최고 무대에 대한 애정이 녹아있다. 2021 여바리가 17일 개막식을 가진 데 이어 20일부터 5개월 대장정에 들어간다. 올해도 8개 팀이 출전, 더블리그로 4개 팀을 추린 뒤 포스트시즌서 우승(상금 5500만원) 팀을 가려내는 방식이다.

여바리는 단체전이지만 최정(25)이란 개인 얘기로 시작할 수밖에 없다. 여자 바둑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압도적이기 때문. 무려 90개월째, 7년 반의 세월 동안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고 여성 톱 랭커로 군림 중이다. 2015년 출범한 여바리 6년간 최정은 81승 11패, 무려 88.0%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17일 열린 개막식에서 올해 여자바둑리그 전승 목표를 밝히고 있는 보령머드 팀 주장 최정 9단. /한국기원

최정은 2016, 2018, 2020년 등 세 번에 걸쳐 자신이 속한 팀을 우승시키고 그때마다 MVP에 뽑혔다. “최정을 품는 팀이 천하를 얻는다”는 말이 유행어가 됐다. 해마다 소속 팀이 달랐던 것은 매년 ‘헤쳐 모여’를 기본으로 재편성하는 여바리의 특성 때문이다. 단, 지역연고선수 단서 조항에 따라 최정은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보령에 선발됐다. 보령머드는 여바리에서 두 번 우승하는 최초의 팀을 꿈꾸고 있다.

최정이 올 여자리그서 팀 우승 다음으로 노리는 목표는 2가지다. 하나는 개인 통산 100승, 또 하나는 시즌 전승이다. 이 2가지 야심이 이뤄진다면 4회째 MVP 수상은 떼놓은 당상이다. 통산 100승은 아직 19승이 남아 쉽지는 않지만, 2018년 시즌 19국(포스트 시즌 포함 17승 2패)을 소화한 예가 있다.

전승 달성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는 2년 전 2019년 시즌 11전 전승을 경험해 봤다. 2020년 시즌엔 15승 1패로 단 한 판만 져 퍼펙트를 놓쳤다. 마침 2개월 전엔 원성진이 한국바둑리그에서 17전 전승 신화를 썼다. 2019년 이후 최정의 국내 여성 기사 상대 승률이 95.5%(65승 3패)인 걸 보면 시즌 전승이 꿈만은 아니다. 본인도 17일 열린 개막식에서 “전승을 거둬 팀원들을 편하게 해주고 싶다, 팀의 2연속 우승에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여바리가 최정의 독무대로 끝날 것이라고 속단할 수는 없다. 매 경기 3판 2승제의 단체전인 만큼 혼자 힘만으론 팀 승리가 불가능하기 때문. ‘저격수’들도 즐비하다. 최정의 독주를 가장 앞장서 막아설 여전사로는 오유진(23)이 꼽힌다. 한국 여자 랭킹, 여바리 통산 승수(73승 29패), 여바리 MVP 등극 횟수(2회) 등 모든 면에서 최정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오유진은 신생 순천만국가정원 팀이 주장으로 지명했다.

올해도 김채영(25·삼척해상케이블카), 김다영(23·새만금잼버리) 자매가 나란히 주장을 맡아 맞대결 성적이 주목된다. 여자 랭킹 3위인 언니는 2017년 MVP 출신이고, 동생은 여바리 통산 다승 8위다. 여자 4위 조승아(23·서귀포칠십리), 6위 김혜민(35·여수거북선)도 주장 완장을 꿰찼다. 허서현(19·12위·부광약품) 권주리(24·16위·포스코케미칼) 등은 작년 시즌 맹활약, 처음 1지명에 뽑혔다.

20일 개막전 결과도 주목된다. 보령머드 문도원 감독은 “공공의 적이 된 것 같아 오히려 흐뭇하다. 첫 2연패를 이룰 자신이 있다”는 출사표를 냈다. 처음 지휘봉을 잡은 서귀포 김혜림 감독은 “어차피 보령머드를 빨리 떨구는 것이 목표인데 선수들 컨디션이 좋은 초반 붙게 돼 잘됐다. 꼭 이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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