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공돈은 망국으로 통한다

서용현 | 전 전북대 로스쿨 교수 2021. 5. 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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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웬 공돈 주겠다는 정치인들이 그리 많나? 우리가 포퓰리즘에 한두 번 속았나? 공돈은 오래 못 간다. 나라경제 자체를 망하게 하기 때문이다.

공돈의 재원은 어디서 나오는가? 증세밖에 없다. 증세한다고 세금이 걷히나? 세금을 계속 걷으면 재정건전성이 악화되고 경기가 침체되는 부작용이 있을 텐데? ‘공돈’론자들은 주식, 금융거래세, 자본이득세, 부동산 소득세 등 ‘부당소득’에 과세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현금을 비축하거나, 자본을 해외로 유출시켜 ‘부당소득’ 자체를 감소시킬 것 아닌가? 이에 따라 국내 자본시장, 금융시장이 붕괴할 것이며, 자본 해외 유출로 외채가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 아닌가? 즉 경제가 ‘폭망’할 것이다.

결국 우린 이렇게 망하게 될 것이다. 자본·금융시장의 붕괴로 ‘자본 축적’과 투자가 안 될 것이다. 투자가 안 되는 자본주의 경제는 죽은 경제다. 우선 생산성과 수익률이 추락할 것이다. 근로 의욕이 사라지고 선의의 경쟁이 없어진다. 공장·사업장이 폐쇄되고, 실업이 급증할 것이다. 투자 없이 일자리가 생기는가? 생산 없이 분배만 있는 나라는 유지될 수 없다. 기본소득 달라고 줄 서 있는 인파가 생기고…. 이것이 ‘망한민국’의 모습이다.

세계화의 시대에 일단 경쟁력의 기반을 잃으면 복구가 안 된다. 반도체도, 자동차도 다 날아간다. 우리의 멸망은 제2의 ‘IMF 사태’로 올 것이다. 한국은 지난 70년간 눈물겹게 쌓아올린 부를 반납하고 <응답하라 1988>의 시대로 회귀할 것이다. 정권에 환장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나라를 말아먹지는 말라.

서용현 | 전 전북대 로스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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