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규칼럼] 한·미 정상회담, 선택의 시간
한·미·일 공조 강화도 핵심 의제
백신·반도체 협력, 쿼드 부분 참여
공동 전략목표 수립에 집중할 때
한·미 정상회담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이번 정상회담과 관련해 “한·미동맹을 굳건히 다지는 동시에 대북정책을 더욱 긴밀히 조율해 남과 북, 미국과 북한 사이의 대화를 복원하고 평화협력의 발걸음을 다시 내딛기 위한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철통같은 동맹을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동맹을 중시하는 것도 큰 차이점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 복원을 통해 미·중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생각이다. 한·미·일 공조를 우선시하는 이유다. 미 국무·국방장관이 3월 한·일을 순방한 데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번째와 두 번째 백악관 대면 정상회담을 일본·한국 정상과 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지난달부터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합참의장 회의, 외교장관 회의, 정보기관장 회의가 잇달아 열렸다. 내달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 기간에는 3국 국방장관 회의, 영국 콘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기간에는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미국 중재로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일 협력관계에 얼마나 큰 비중을 두는지 알 수 있다.
한·미 간 코로나19 백신 기술·생산 협력, 반도체 설계·제조 협력, 기후변화 대응 협력 등도 회담 의제에 오른다. 한·미동맹이 단순한 안보동맹을 넘어 백신동맹·반도체동맹 등으로 다각화하고 있다. 한·미가 가치를 공유할 뿐 아니라 상호 보완적 능력을 지닌 동반자가 된 것이다. 미국·일본·인도·호주 4국 협의체인 쿼드의 백신·신기술·기후변화 워킹그룹에 한국이 참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국 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업그레이드도 의제가 될 수 있다. 중국의 반발을 불러올 사안이어서 고도의 전략적 계산을 해야 한다.
동맹의 의미를 곱씹어 보게 된다. 북핵 위협과 미·중 경쟁의 파고가 높아지는 지금 한·미동맹은 우리의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정상회담은 한·미동맹을 견고히 할 뿐만 아니라 시대 변화에 맞추어 동맹의 성격을 재규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다뤄야 할 의제가 많은 만큼 철저히 준비해야 낭패를 보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북핵 문제 경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같은 기존 정책 틀에 얽매이지 말고 한·미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낼 새 길을 찾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문 대통령이 치밀한 판단력과 확고한 결단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엇을 말할지가 아니라 무엇을 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이탈리아 정치사상가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로마사 논고’에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망설이고 불확실한 경우에는 적절한 말을 찾을 수 없지만, 일단 목적을 확고히 수립하고 무엇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되면, 적절한 말은 쉽게 찾을 수 있는 법”이라고 했다. “약한 국가는 결정을 내리는 데 언제나 우유부단한데, 지체된 결정은 언제나 유해하다”는 마키아벨리의 말을 새겨들어야 할 때다.
이번 정상회담은 한·미동맹 차원의 공동 전략 목표를 세우는 데 집중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래야만 우리의 독자적인 전략 공간이 열릴 것이다.
박완규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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