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백의자유롭게세상보기] 마지막 1년을 임하는 대통령의 자세
조국사태·부동산에 치명타
文, 남은 임기 정책 오류 수정
찢긴 국민 마음 보듬어 줘야
지난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주년 기념 연설과 기자회견이 있었다. 취임 이후 문 대통령이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기회는 많지 않았다.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원고를 읽으며 대국민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면에만 익숙했는데, 대통령이 자신의 목소리로 우리 사회가 궁금하고 대통령에게 듣고 싶은 사항에 대해 직접 이야기하는 모습이 어색하지만 반가웠다.
2020년 1월 20일 처음 보고된 코로나19는 모든 이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었지만 역설적으로 추락하는 정권에 다시 힘이 실리는 기회가 되었다. 전쟁과 다름없었던 코로나19와의 사투가 이어졌다.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을 우리 국민이 아는지 21대 총선에서 집권당은 예상하지 못한 대승을 거두었다. 하지만 초기방역의 상대적 성공과 총선 승리는 여당과 청와대의 눈과 귀를 막아버렸다. 잘못된 정책을 수정하는 대신 가속페달을 계속 밟으니 결국은 탈이 나버렸다. 용두사미가 되어버린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성장, 25전 25패의 부동산정책, 윤석렬 쳐내기로 전락한 검찰개혁, 환경도 절차도 무시한 채 대통령만 가슴 설렜던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이어지며 정권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지도층의 부동산 내로남불과 LH 사태는 그래도 도덕성만은 기대했던 국민의 마음에 대못을 박았다. 정권 4년 차의 결과는 보궐선거 참패다.
그리고 이제 1년이 남았다. 과연 1년 동안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2022년도 3월 9일이 대통령 선거이기에 사실상 문 대통령의 시간은 올해 첫눈이 올 때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청와대 주인은 1년 더 문 대통령이지만 모든 사람의 관심은 유력 대권 후보자로 쏠리는 게 당연하다. 차기 대통령에 따라 퇴임 후 상황이 결정되기에 5년 단임제 대통령은 임기 말에 걱정과 불안으로 쉽게 잠들기 어렵다. 하지만 권력의 속성이 아무리 그렇더라도 문 대통령은 여전히 할 일이 많고 할 일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1년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긴 어려워도 여태까지 시행된 잘못된 정책의 오류를 수정하고 찢긴 국민의 마음을 달래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4주년 기자회견에서 국민에게 전한 메시지와 생각으로는 안 된다. 과거의 대통령에 비해서는 높은 30%대 지지율, ‘대깨문’이라 칭하는 열렬 지지층의 존재, 180석이라는 우군을 가진 대통령이 갑자기 생각을 바꾸기는 어렵다. 그렇더라도 남은 소명을 다하려면 생각과 태도의 변화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2017년 5월 10일 필자는 개인 소셜 미디어에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몇 가지 바람을 적었다. 1. 전임 대통령들의 역사적 교훈을 제3자의 관점에서 곱씹으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2. 인사는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60%가 정부에 대한 생각을 지배할 것이니 신중히 처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3. 적폐는 청산되어야 하나 적폐 청산이 새 정부의 가장 큰 존재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되며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와 이에 따른 제도 개선을 통해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4. 21세기 글로벌 정보 사회에서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국가가 무엇을 해주기보다는 개인의 자유를 귀하게 여기면서도 공동체를 위한 책임을 부과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5. 급하게 설레발치기보다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믿고 각계각층을 보듬어 먼저 그들의 소리를 들어주는 대통령이 되어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지금 다시 읽어보니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부디 대통령도 국민도 행복한 마지막 1년이 되기를 기원한다.
김중백 경희대 교수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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