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타석 침묵하던 강민호의 밤..9회초의 삼성, 고우석을 무너뜨렸다 [스경x승부처]

잠실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21. 5. 17.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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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삼성 강민호가 17일 잠실 LG전에서 9회초 결승 2루타로 역전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0-1로 뒤지던 9회초 1사후, 삼성은 LG 마무리 고우석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구자욱이 볼넷을 고르더니 피렐리가 우중간 안타로 1사 1·3루를 만들었다. 4번 오재일이 시속 154㎞ 강속구에 헛스윙 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추격의 기운이 식으려 할 때, 최근 가라앉던 돌풍의 사나이 강민호(36·삼성)가 등장했다.

모처럼 시즌 초반 뜨거운 타격으로 타율 1위를 다투던 강민호는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이 0.241로 처져있었다. 14일 LG전 세번째 타석에서 우전안타를 친 뒤 15일에는 2타수 무안타, 이날도 앞선 세 타석 모두 삼진과 범타로 물러나며 6타석 연속 침묵하고 있던 강민호는 고우석의 강속구를 2구 연속 걷어내더니 3구째 볼을 고른 뒤 4구째를 받아쳤다. 시속 154㎞ 직구에 강민호가 휘두른 타구는 우중간 외야로 뻗었다. 발이 빠른 LG 중견수 신민재가 달려가 슬라이딩 해봤지만 잡지 못했고, 3루 주자 구자욱과 1루 대주자 김지찬까지 홈을 밟았다. 2-1로 역전한 삼성은 기세를 몰아 이원석의 좌전 적시타로 3-1을 만들며 고우석을 강판시켰다.

선두에게 ‘스윕패’란 없다. 삼성이 자존심과 함께 1위도 지켰다.

삼성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3-1로 승리했다.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LG 3연전에서 2패를 당해 싹쓸이 패배로 1위까지 내줄 위기에 몰려있던 삼성은 극적인 9회 역전극으로 선두를 굳게 지켰다. 22승(15패)으로 승률 0.595를 기록한 삼성은 2위 NC(20승15패·0.571)와 1경기 차, 3위 LG(20승16패·0.556)와는 1.5경기 차로 격차를 벌렸다.

뷰캐넌, 원태인이 이끄는 선발진과 우규민, 오승환이 받치는 불펜, 그리고 강민호와 피렐리가 이끄는 타격의 조화는 시즌 초반 삼성을 선두에 올린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5월 들어 조금씩 주춤해졌다. 특히 지난 일주일간은 최악으로 급변했다. 15일 LG전까지 5경기에서 2승3패에 머문 삼성은 불펜 평균자책이 8.38로 치솟았고 팀 타율은 0.215로 10개 팀 최하위로 뚝 떨어졌다.

LG를 만나 14~15일 이틀간 7점밖에 뽑지 못해 연패를 당한 삼성은 이날도 LG 선발 케이시 켈리를 상대로 7이닝 동안 2안타에 머물며 득점하지 못했다. 삼성 선발 이승민은 3회말 정주현에게 솔로홈런을 내줘 4이닝 2안타 1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지만 오래 버티지는 못했다. 그러나 5회부터 이승현, 장필준, 심창민, 최지광이 차례로 등판해 1이닝씩 막아내 버텼고 결국 9회초 LG 뒷문을 공략하며 역전했다. 9회말에는 마무리 오승환이 등판해 2점 차를 지키고 12세이브째를 거뒀다.

강속구 마무리 고우석을 무너뜨린 강민호는 “대기 타석에서 빠른 직구를 생각하고 들어갔는데도 더 빨랐다. 2구까지는 타이밍이 늦어서 어떡하나 하다가 빨리 방망이를 내서 중심에만 맞히자 생각할 정도로 공이 빨랐다”며 “치는 순간 안타라고 생각했는데 외야수가 너무 빨라 잡히는 줄 알았다”고 절실했던 결승타의 순간을 돌이켰다.

침묵하다 귀중한 안타 하나로 팀의 선두를 지키고 연패에서 끌어난 강민호는 “힘든 경기였는데 중간 투수들이 잘 막아줘서 역전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수원에서 KT 상대로 (2승1패) 잘 하고 와서 LG에 2패를 당해서 분위기가 안 좋았고 오늘도 지면 정말 안 좋아지겠다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뒤집이서 정말 기분이 좋다”며 “올시즌 모처럼 좋은 분위기로 선두에서 야구해 즐겁다. 우리가 언제까지 1위를 지킬 수 있으리란 생각은 하지 않지만 이번 가을에는 반드시 라이온즈파크에서 경기하겠다”고 약속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강민호와 이원석이 연패를 막는 소중한 역전타와 추가점을 뽑아줘 베테랑 몫을 훌륭히 해줬다”며 “이승민이 선발 역할을 해줬고 특히 불펜진이 모두 무실점으로 막아줘 역전승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힘든 일주일 원정 기간 선수들 모두 수고했다”고 말했다.

잠실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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