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집중취재] "소각장-집단 암 인과성 미확인" 후폭풍 거세

이정훈 2021. 5. 17.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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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청주]
[앵커]

청주시 북이면 주민들의 집단 암 발병과 관련해, 환경부가 근처 소각장과의 인과 관계를 확인하기 힘들다고 발표했는데요.

조사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집중취재, 이정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반경 2km 안, 소각장 3곳이 하루 540여 톤을 처리하고 있는 청주의 한 마을입니다.

최근 10년 새, 이 지역 주민 60명이 암으로 숨지자 전국에서 처음 건강영향조사가 진행됐습니다.

2년여 만에 나온 환경부의 결론은 "소각장과 집단 암 발병의 연관성을 입증하기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소각장에서 나온 다이옥신 등 오염 물질이 배출 허용 기준보다 낮다"는 등의 이유에섭니다.

환경부의 공식 발표 이후 조사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이 잇따라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홍영습/동아대학교 중금속노출환경보건센터장 : "소각장 노출과 연관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환경부처럼) 인과성이나 영향 부분을 단면적으로 섣불리 판단하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봐야 합니다)."]

실제로 조사 결과, 주민들의 몸에서 나온 카드뮴 농도가 2.66으로 성인 평균의 5.7배나 됐습니다.

특히 3명은 20배 넘게 검출돼 전국 최고 수준에 달했습니다.

유해물질 노출에 의한 주민들의 유전자 손상 지표 등도 소각장에 가까울수록 높게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이면에서 유해 대기물질을 배출하는 시설 113곳의 연간 배출량은 1,270톤.

하지만 소각업체 3곳의 배출량은 9천 톤으로 7배 이상 많았습니다.

소각장과 집단 암 발병의 인과 관계를 배제할 수 없는 자료가 있는데, 환경부가 연관성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공식화한 것은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권호장/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 "유해물질 배출의 관점에서 보면 소각장이 가장 많기 때문에 소각장이 제일 유력하다고 보는 게 타당합니다."]

환경부는 일부 암 질환 추적 관찰과 과거 노출 영향 자료 등이 미흡한 조사상 한계가 있지만, 충분한 협의를 통해 내린 결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용규/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 : "결과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을 놓고 충분히 협의를 했고, 한계가 있는 부분에 대해 추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일부 유해 발암물질 노출 정도가 매우 심각하게 나온 주민들은 "환경부가 소각장에 면죄부를 줬다"면서 재조사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촬영기자:김현기

이정훈 기자 (hwarang08@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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