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손정민씨 친구 의혹 첫 해명.. "진실 숨긴 게 아니라 실제로 잘 알지 못하는 상황"

이동준 2021. 5. 17.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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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씨 친구 A씨 변호사 공식 입장문 발표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故 손정민씨를 추모하는 꽃과 메모가 놓여있다. 뉴스1
 
친구와 술을 마신 뒤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잠들었다 실종돼 엿새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손정민(22)씨의 친구 A씨가 침묵을 깨고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A씨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정병원 대표변호사는 17일 입장문을 통해 △A씨가 신발을 버린 이유 △A씨 휴대폰이 바뀐 이유 △A씨 가족 중 유력인사 여부 △A씨 가족이 한강공원으로 간 이유 △실종 당일 구체적 경위를 왜 숨겨왔는지 등을 설명했다.

먼저 정 변호사는 A씨가 신발을 버린 이유에 대해 “A씨 신발이 낡고 밑창이 딸아 떨어져 있었으며 토사물이 묻어있었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모른 A씨의 어머니가 손씨 실종 다음날인 다른 쓰레기들과 같이 버렸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A씨 어머니는 사안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상황이었고 신발 등을 보관하라는 말도 듣지 못했기에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씨 휴대폰이 바뀐 이유와 사건 당일 A씨가 손씨의 휴대폰을 소지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A씨는 손씨의 휴대전화를 왜 소지하고 있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며 손씨의 휴대전화를 사용한 기억도 없다”며 “손씨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A씨가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를 가져왔다는 것을 A씨 어머니가 제일 먼저 알았고, 손씨의 휴대폰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연락을 위해 그의 어머니 명의로 새로운 휴대폰을 일시 개통했는데 수색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분실신고도 하지 않고 전화번호 변경도 하지 않았다는 게 A씨 측 입장이다.

A씨 가족이 한강공원으로 간 이유는 “A씨의 아버지는 A씨에게 마신 술의 양, 손씨는 잘 돌아갔는지 등에 대해 질문했고, A씨가 취한 상태로 ‘잘 모른다’고만 답해 손씨가 여전히 한강공원에서 자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A씨 아버지는 손씨의 부모와 친분이 없었고, A씨 어머니와 손씨 어머니가 친분이 있기는 하나 다소 예의를 갖춰야 하는 사이라 새벽에 편하게 전화하기는 어려운 사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와 손씨가 술을 마신 장소가 한강공원 어디인지 알지 못해 위치를 설명하기 어려운 점, A씨가 손씨와 함께 있다가 방치하고 혼자 돌아온 일에 대해 무책임하다고 생각할까 걱정된 점, 별일도 아닌데 새벽부터 전화하면 너무 놀라게 해드리지는 않을까 또 큰 결례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었던 점 등을 이유로 직접 한강공원에 찾아가 잠들어 있을 수 있는 손씨를 깨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그동안 A씨 측이 실종 당일 경위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과 관련해 “A씨와 A씨의 가족은 그동안 진실을 숨긴 게 아니라 실제로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종 당일 A씨가 만취로 인한 블랙아웃으로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 별로 없었기에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기 어려웠다”며 “사정이 이렇다 보니 A씨 및 A씨의 가족, 담당 변호사들도 목격자와 CCTV 내역 등 객관적 증거가 최대한 확보되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A씨 측은 또 A씨가 손씨 사망에 관련됐을 거라는 의혹에 대해 “A씨가 사고를 일으키지 않았으리라고 당연히 믿고 있다”며 “A씨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만취 상태에서 기억을 잃은 경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차례도 사고나 다툼이 발생된 적이 없었던 점, 이번 사건에서도 A씨의 신체, 의류나 소지품, 가족과의 당시 통화 내용 등 어디에도 불미스러운 사고의 흔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A씨 가족 중 ‘유력인사’가 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A씨 가족 또는 친척 중 수사기관, 법조계, 언론계, 정·재계 등에 속한 소위 유력인사는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 A씨 아버지 직업도 유력 인사와 거리가 멀고, 어머니도 결혼 후 지금까지 줄곧 전업주부”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손정민씨 사건을 둘러싼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중이다.

사건 당시 손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의 외삼촌이 최종혁 서울경찰청 수사과장(전 서울 서초경찰서장)이라는 루머가 확산했는데 당사자인 최 과장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전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A씨와 친인척 관계가 전혀 없다”며 “저는 여동생이나 누나가 없이 남자 형제만 있어 애초 누군가의 외삼촌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서는 최 과장이 A씨의 외삼촌으로서 이 사건을 덮으려 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과 영상이 재생산되고 게시글 등에 최 과장의 프로필과 약력도 함께 첨부된 것과 관련해 “이 사건은 형사과 소관이며 수사과장으로서 관여할 일도 없다”고 밝혔다.

최 과장은 “사건의 사실관계도 알지 못한다”며 “처음에는 그냥 지켜보려고 했으나 너무나 왜곡된 허위 사실이 확산하면서 입장을 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A씨의 아버지가 전 강남경찰서장이라거나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라는 내용의 루머도 퍼졌지만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인터넷 상에서 ‘A씨 아버지가 근무하는 병원’이라며 서울의 한 개인병원의 이름이 공개되자 이 병원의 포털사이트 페이지에서는 ‘별점 테러’가 이어지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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