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너뷰] 세상에 갑자기 내던져진 18살.."막막한 홀로서기"
[KBS 대전]
[앵커]
오늘은 성년의 날인데요, 만 18세가 되면 자립능력과 상관없이 보육원을 떠나야 하는 이른바, 보호종료아동들이 해마다 2,500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열여덟살, 어린 나이에 '어쩌다 어른'이 된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일까요.
보호종료당사자인 박도령씨 이야기를 〈이너뷰〉를 통해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어디 박 씨야? 몇 대손이야? 제일 먼저 그 소리를 들었던 거는 중학생 때였어요,
너는 부모님이 그런 것도 안 알려줬어? 이런 소리도 많이 듣기도 했고요,
안녕하세요, 보호 종료 10년 차 지금 연극배우로 활동 하고 있는 박도령입니다.
만 18세가 되면 보통 보육원, 아동복지시설에서 이제 퇴소, 나가게 되거든요,
그 친구들을 '보호종료아동' 이라고 합니다.
정확히 기억하는데 18년, 19년 살았다고 생각하기 무색할 정도로 내 짐을 다 넣었는데 한 박스도 채 나오지 않더라고요.
정말 이 정도 되는 이 정도 한 박스도 채 담아지지도 않았어요.
꿈은 없었어요.
내 꿈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나 뭔가 주변에서 꿈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분들이 있었다면 그게 가능했을 텐데 아무래도 시설이잖아요,
제가 있을 때는 아무래도 열악하고 정부 지원도 지금보다 훨씬 더 적었으니까 그런 것들이 좀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사회는 만 18세가 되면 어른이라고 칭하지만 절대 어른이 될 수가 없거든요.
특히나 보육원에서 자란 친구들은 일반 가정에서 자란 친구들하고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어요.
이제 퇴소한 청년들은 더 그렇겠죠 자기 혼자 짊어져야 하는 그 무게가 너무 커요.
우리의 이야기를 직접 쓴 이런 연극들이나 영화나 이런 게 많이 없는 거 같더라고요.
당사자인 내가 한 번쯤은 써 보고 싶다 열여덟 어른 캠페인을 하면서 쓸 기회가 됐던 거죠,
사회에 나가면 우리들을 그냥 일반적인 시선으로 보질 않거든요.
저 보육원 나왔어요,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 감추고, 끙끙 앓고 있는 이런 사회인데 우리가 한번 입 밖으로 내뱉어서 우리를 좀 알려 보자 제가 23살 때 (연기를) 처음 시작했거든요.
한 번도 안 찾아오는 이 사람은 도대체 나를 이렇게 두고 간 사람이 누굴까 내가 나중에 만약에 성공하면 이 사람이 찾아오지 않을까?
이런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거든요.
시설에 있을 때는 많이 울진 못 했거든요,
그러니까 울 때, 스트레스가 조금 해소되는 느낌?
막 눈물 콧물 막 쏟아 내면서 울면 공연 중간인데도 약간 편해져요.
저는 항상 물으면 똑같은 말만 해요.
정보라고 그 친구들이 사회에 나가서 자기가 뭐가 필요한지 모른단 말이에요,
저는 정보가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일단 우리 (사회가) 퇴소한 친구들 좀 더 받아들일 준비가 더 되어 있으면 좋겠어요.
조금씩 바뀌고 있는데 받아들이기는 좀 힘든 거 같아요,
사회가 좀 더 받아들이고 우리를 그냥 아무렇지 않게 대하면 이 친구들이 나갔을 때 더 편해질 수도 있거든요.
나 뭐 어디 보육원 나왔어 그러냐? 이렇게 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오면 친구들이 나갔을 때 훨씬 더 삶이 좀 더 윤택하고 자신이 다르지 않다는 걸 좀 알 수 있지 않을까요?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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