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조용하던 중화권, 코로나 확진자 잇따라..중국 '백신 접종' 봇물
■싱가포르 10개월 만에 지역 내 최다 확진자 발생
지난 16일, 싱가포르 도심거리를 촬영한 한 외신 화면입니다. 편도 6차로 도로가 텅비어 있습니다. 일요일인데 말입니다.
싱가포르 도심에 있는 음식점들마다 평상시에는 시민들이나 관광객들이 편하게 앉아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눴지만 며칠 전 부터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사람들이 앉지 못하도록 줄을 쳐 놓았습니다. 대신 주문한 음식을 포장해가려는 시민들이 많았습니다.
코로나 모범 방역국이던 싱가포르의 지역 내 감염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16일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49명이 발생했습니다, 이 가운데 해외 유입사례를 제외하고 38명이 지역 감염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해 7월 11일 지역 내 감염이 24명이었는데 10개월여 만에 최다를 기록한 것입니다.
싱가포르는 최근 여러 달 동안 코로나19 관리에 성공을 거뒀지만 코로나 19감염사례가 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화하는 등 조치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16일부터 외부 모임을 기존 5명에서 2명으로 출이고, 음식점 내 취식도 금지하는 등 코로나 확산 방지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기한은 다음달 13일까집니다.
이와함께 싱가포르 당국은 가급적 집에 머물고, 불가피할 경우에만 외출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코로나바이러스 전담반을 공동 이끌고 있는 로렌스 웡 교육부 장관은 "분명히 코로나 19와의 싸움에서 후퇴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싱가포르의 누적 확진자는 6만여 명을 넘었습니다,
■싱가포르- 홍콩 '트래블 버블' 또 연기
코로나 시대에 가장 해 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자유로운 여행일 것입니다. 그것도 국내가 아닌 해외 여행 말입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의 여파가 지속되면서 사실상 1년 넘게 해외여행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된 나라들끼리 격리를 면제하는 '비격리 여행'을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이라고 하는데 지난 4월부터 호주와 뉴질랜드가 트래블 버블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아시아에서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사정이 안정돼 있던 싱가포르와 홍콩은 항공기를 이용해 지난해 11월 '트래블 버블'을 처음 실시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트래블 버블 시행을 며칠 앞두고 홍콩에서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연기됐습니다.
싱가포르와 홍콩은 한 차례 연기 이후에도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당초 26일 재개하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싱가포르의 사정이 좋지않아 2차 연기가 확정됐습니다.
■ 타이완 , 팬데믹 이후 일일 최대 확진자 발생 ...180->206->333
타이완도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지난 15일 지역 내 감염으로 인한 코로나 환자가 180명 발생한 데 이어 16일에는 206명의 지역 내 감염이 확인됐습니다. 17일에는 이보다 많은 333명의 지역 내 감염이 확인됐습니다. 팬데믹 이후 타이완에서는 하루 최대 발생규모입니다.
이러다 보니 지난 주 주말 한때 물,라면, 휴지 등 필수품을 비축하기 위해 시민들이 몰리는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타이완 당국은 이에따라 방역 경계 등급을 이달 28일까지 3등급으로 상향조정하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습니다.
또 의료 종사자들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고 병원들에게 감염의 위험이 줄어들 때까지 긴급하지 않은 수술과 검진을 연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실내 5인 이상, 실외 10명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고, 출퇴근 시간대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17일부터 28일까지 확진자 발생 지역의 공무원들에게 탄력적인 근무시간을 적용했습니다.
타이완 지역 대학은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됐고 초,중학교의 외부 개방 금지 조치와 유흥시설은 영업 중지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 중국 본토도 20여일 만에 확진자 발생
지난 13일, 중국 남부 안후이성에서 코로나19 확진자 2명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달 20일 미얀마 접경지역인 윈난성에서 확진자 2명이 나온 이후 20여 일 만입니다. 바로 다음날에도 안후이성 3명과 랴오닝성에서도 2명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13일부터 16일까지 4일 동안 안후이성과 랴오닝성에서 모두 16명의 확진자가 확인됐습니다.
중국은 올해 초 허베이성을 중심으로 집단 발생이 이뤄진 이후 상당기간 본토 확진자가 없거나 한 자리수였습니다.
아직 정확한 감염경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랴오닝성의 해안 항구도시인 잉커우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 40여 개국와 교역을 하는국제항으로 물동량이 많은 만큼 상대적으로 코로나19 감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 중국, '백신' 접종 봇물...코로나 잠복기 감안하면 추가 확진 가능성 ↑
이번에 안후이성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최초 확진자는 물론 랴오닝성의 확진자 여러 명도 코로나19 백신을 안 맞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중국에서는 코로나19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접종소 마다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안후이성 허페이시의 경우 하루에만 34만 명이 백신을 접종해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날 중국 31개 성,시,구에서 하루 1,372만 명이 접종해 역시 하루 최대 접종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전체 인구의 40%인 5억 6천만 명이 백신 접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직은 27%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면역장벽을 세우려면 10억 명 이상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야 할 것으로 보고 접종률이 높을수록 면역장벽 형성이 튼튼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중국 내 본토에서 발생에 대해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되며 개인 위생과 접종에 집중해야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양회가 끝난 지난 3월부터 도시간 이동이 자유로워졌습니다. 지난 4월 청명절 연휴때는 연인원 1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최근 노동절 연휴 5일 동안에는 무려 연인원 2억 6천만 명이 고향을 방문하거나 유명관광지를 다녀왔습니다.
이 때문에 코로나 잠복기를 감안하면 앞으로 중국내에서 지역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습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잠잠하던 싱가포르와 타이완, 중국 본토의 코로나19 확진자 양상이 확산될 지 아니면 감소할 지 앞으로 추이가 주목됩니다.
김민성 기자 (kim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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