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음악이 그리워서.." 7인의 레전드 뭉쳤다

이복진 2021. 5. 17.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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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그룹 '청담동 8비트'
"풀빵 찍듯 똑같은 기계음
비슷한 콘셉트가 아닌
10년 지나도 사랑받는
살아있는 음악 하고 싶어"
유해준·이태윤·장혁..
쟁쟁한 뮤지션 의기투합
객원 보컬까지 합류해
'아이돌 음악계' 도전장
1990년대 인기를 누린 뮤지션들이 뭉친 프로젝트 그룹 ‘청담동 8비트’는 “풀빵을 찍어내듯 컴퓨터로 조작해 만든 똑같은 장르, 비트, 콘셉트의 ‘인스턴트 음악’이 아니라 사람이 직접 연주하는 ‘진짜 음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컴퓨터가 만든 음악이 아닌 사람이 직접 연주하는 ‘진짜 음악’을 할 겁니다. 컴퓨터가 만든 음악은 ‘인스턴트 음악’입니다. 쉽게 만들고 쉽게 잊히죠. 하지만 진짜 음악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계속 살아갑니다. 지금 들어도 좋고, 10년 뒤에 들어도 여전히 좋은 노래죠. 우리는 진짜 곡을 연주하고 노래하는 그룹입니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 청담동에서 만난 프로젝트 그룹 ‘청담동 8비트’는 자신들의 음악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청담동 8비트’는 1990년대 인기를 누린 뮤지션 7명이 뭉쳐 만들어진 그룹이다. 박완규 ‘천년의 사랑’과 드라마 겨울연가 OST ‘처음부터 지금까지’의 작곡가 유해준과 기획자 스테레오 트라이브를 필두로 조용필 밴드 위대한 탄생의 베이시스트 이태윤, 이문세 신승훈 이소라 윤종신 들국화 등 국내 유명 뮤지션들과 함께 공연한 드러머 장혁과 기타리스트 이성렬, 피아니스트 박만희, 그리고 믹스 엔지니어 오현석이 멤버다. 이들은 모두 1990년대부터 음악을 해온 각 분야 전문가로, 한자리에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이슈가 되는 베테랑들이다. 그런 그들이 아이돌 가수 위주의 대중음악계에 도전장을 던졌다. 아니 대중음악계가 ‘아이돌 중심’이기 때문에 뭉칠 수밖에 없었다.

“대중음악 대부분이 컴퓨터로 제작됩니다. 악기 소리는 물론이고 목소리까지 컴퓨터로 조작하죠. 노래에 인간미가 없어요. 그러다 보니 노래를 발표한 잠깐 인기를 끌 뿐, 몇 개월만 지나면 기억에서 잊힙니다. 반면 사람이 연주하고 노래하는 ‘날’ 음악은 다릅니다. 김광석의 노래가 지금도 들리듯 대중에게 계속 사랑받죠. 그런 ‘날’ 음악이 그리웠고, 그래서 저희가 뭉친 겁니다.”

‘사람이 만든 음악을 하자’란 모토로 모인 이들은 “살아있는 음악 위에서 살아있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수차례 언급했다. 그렇게 작곡된 노래가 지난달 28일에 발표한 첫 번째 싱글 ‘돌겠어’다. 청담동 8비트는 대중음악계에서 뼈가 굵은 전문가들이지만, 단점이 하나 있다. 바로 보컬리스트가 없다는 것이다. 유해준이나 이태윤이 노래를 부를 수 있지만, 가창 전문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래도 첫 번째 노래를 이들이 부르기에는 부족했다. 그래서 도움을 청한 가수가 캔의 배기성이다. 오는 26일 발표하는 두 번째 싱글 ‘아저씨’에도 목소리를 빌렸다. 미스터트롯, 트로트의 민족 등으로 얼굴을 알린 류지광이 노래를 불렀다.

“노래마다 어울리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돌겠어’는 초기 팝 음악 장르 로커빌리(Rockabilly) 사운드 기반의 곡입니다. 에너지 넘치면서 익살스러운 목소리가 필요했는데 배기성이 딱 맞죠. 반면 ‘아저씨’는 블루스와 컨트리 느낌으로, 열심히 버티며 살아가는 모든 아저씨를 응원하는 노래입니다. 류지광이 가진 중저음 목소리가 아저씨들의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청담동 8비트는 객원 보컬 시스템을 도입하는 동시에 멤버 유해준, 이태윤 등도 직접 노래를 부를 계획이다. 현재는 세 번째 노래 ‘긍정의 힘’까지 객원 보컬이 참여한다. 긍정의 힘은 이태윤이 발표했던 노래로, 이번에 청담동 8비트 스타일로 편곡했다. 노래는 프라하의 연인, 황금사과, 미스터 굿바이 등 다수의 OST를 부른 김시진이 가창한다.

이태윤은 “힘들고 지치더라도 하늘 한번 보고 웃어보자는 내용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다들 힘든 지금 꼭 필요한 노래”라며 “김시진 또한 아픔을 많이 겪은 가수로, 힘든 가운데 긍정을 주려고 하는 모습이 노래와 잘 어울렸다”고 설명했다.

청담동 8비트는 매달 노래 한 곡을 발표할 계획이다. 세 번째 곡 발표 이후에는 본격적인 대외활동도 준비 중이다. 라디오, 인터넷 방송 등에 출연해 ‘진짜 음악’을 라이브로 들려준다. 소규모이지만 콘서트도 연다.

“지금 대중음악계는 풀빵 찍어내듯이 똑같은 장르, 똑같은 비트, 똑같은 콘셉트만 넘쳐납니다. 그게 너무 싫어요. 다른 소리,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었죠. 우리는 일곱 색깔 무지개입니다. 개성이 뚜렷한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였죠. 그러다 보니 음악도 다양합니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 보여주겠습니다. 색다른, 그리고 살아있는 음악을 드려드리겠습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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