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5·18은 살아있는 역사..자유민주주의 원동력"
[앵커]
지난 3월 이후, 대외적인 메시지를 자제해왔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18을 맞아 정치적 목소리를 냈습니다.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라며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 날을 세웠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랜 침묵을 깼습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41주기를 앞두고 메시지를 낸 건데요.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라고 평가했습니다.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이 우리 국민 가슴에 활활 타오르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면서 말입니다. 지난 3월,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면서도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했었죠.
[윤석열/전 검찰총장 (3월 4일) :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지금 파괴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5·18 정신에 대해서도 '자유민주주의'에 방점을 둔 해석을 내놨습니다. "5·18은 어떤 형태의 독재와 전제든 이에 대한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명령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이 5·18 정신, 문재인 정부가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 듯합니다. 북한의 인권 문제와 미얀마 사태를 거론하며 "5·18을 선택적으로 써먹고 던지면 안 된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유엔의 북한 인권 결의에 빠졌으면 안 됐다", "미얀마 사태를 더 강력히 규탄해야 했다"는 겁니다.
윤 전 총장은 한 발 더 나가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물음표를 던졌습니다. "자유민주주의의 반대는 독재와 전체주의"라면서 "현 정부는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려 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누구든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다만, 사실에 근거해야겠죠? 문재인 정부가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려 했다, 과연 사실일까요? 팩트체크 시작합니다.
지난 2018년 1월, 조선일보가 이런 보도를 냈습니다. "헌법도 좌향좌"란 제목의 기사였는데요.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가 내놨던 초안을 대서특필했습니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개념을 빼거나 수정했다면서, 헌법 개정 논의에 '좌향좌' 색깔론을 입힌 겁니다. 자유한국당은 기사가 나자마자 이런 논평을 내며 맞장구를 쳤습니다.
[장제원/당시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2018년 1월) : 충격을 넘어 머리에 징을 맞은 듯한 느낌입니다. 이 정권이 왜 이렇게 국민 개헌을 걷어차고 졸속 개헌을 밀어붙이려 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아마 대한민국을 사회주의 국가로 만들려는 것이 문재인 정부 5년이 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가 내놓은 초안이 반나절도 안 돼 문재인 정부의 초안인 것처럼 둔갑을 한 겁니다. 머리에 징을 맞은 것 같다는 이 초안, 사실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참여를 해서 토론까지 마친 사항이었다는 건 안 비밀입니다. 더욱이 자문위의 안은 말 그대로 자문안, 참고용입니다.
[정종섭/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2018년 1월) : 자문위원단은 본래 개헌안을 만드는 것이 그 목적도 아니고 그럴 권한도 없는 것이므로 이는 소동에 불과하다.]
같은 해 2월, 더불어민주당에서 개헌 당론을 정하며 이런 해프닝이 있긴 했습니다.
[제윤경/당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2018년 2월) :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보다 넓은 의미의 민주적 기본질서로 수정하기로 했고요.]
[강훈식/당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2018년 2월) : 제윤경 의원의 말씀을 그냥 전달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명백한 내 실수다 미안하다.]
통일의 지향점을 규정한 헌법 4조, 여기서 '자유'란 표현을 빼기로 했다고 발표를 했다가 4시간 만에 '실수였다' 정정을 한 겁니다. 당시 야당에서 '실수로 사회주의 개헌을 할까 불안하다'는 비아냥은 듣긴 했지만, 민주당 당론은 분명 아닌 걸로 정리가 됐습니다. 더욱이 같은 해 3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개헌안을 내놨었죠? 보시는 것처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용어가 그대로 명시가 돼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은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5·18 보상금 문제도 거론했는데요. "5·18 정신과 보상금이 과도하게 지급된 것을 섞으면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일보는 "일부의 문제 때문에 5·18 전체를 폄하해선 안 된다는 뜻"이란 해설을 달았는데요. 그런데 5·18 보상금이 과도하다라, 윤 전 총장이 이렇게 생각한 근거가 있겠죠? 윤 전 총장의 측근에 따르면, 적절한 시점에 5·18 묘역을 참배할 거라고 하는데요. 관련한 질문이 이어질 듯싶습니다.
고공행진을 벌이던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최근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죠? 이재명 경기지사와 양자대결에서 처음으로 뒤지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오랜 잠행으로 쌓인 피로감이 크다는 분석인데요. 때문에, 조만간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할 거란 이야기가 흘러나옵니다. 국민의힘에선 확신에 찬 러브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호영/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14일) :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해서 윤 전 총장이 우리하고 함께 할 의사가 아주 강하다라고 말씀하셨어요.) 대구에 오래 같이 근무하고 또 같은 집에도 살았습니다. 몇 년간 같은 아파트에서, 이런저런 친구에 친구들이고 이래서 그런 여러 간접적인 채널을 통해서 확인한 그런 것을 종합해서 말씀드린 겁니다. (팩트보다는 해석의 여지가 훨씬 더 큰 것 아닌가요?) 아니 저는 판사를 한 사람인데요. 정치권에 다른 분들과 다르게 저는 추측이라든지 이런 걸 잘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반면, 윤 전 총장에 대한 확신을 조금 접은 듯한 분도 있습니다. '별의 순간'을 이야기했던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입니다. 아무래도 다른 별을 찾아 나선 듯한데요. 여정회에서도 몇 차례 소개해드렸죠? 바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입니다. 김 전 위원장은 "'흙수저'에서 시작해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는 인물"이라며 "대한민국이 어떻게 가야 할지에 대해 설계도 한 것으로 보인다"고 김 전 부총리를 호평했습니다.
윤 전 총장의 행보, 북한에서도 관심인가 봅니다. 한 북한 선전매체가 이런 방송극까지 만들었습니다.
[김건희/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 아이구. 여론도 좋지 않은데 별의 순간 타령은 그만하라요. 한때 대선주자로 이름을 올렸다가 돌덩이같이 추락해버린 반기문처럼 당신도 반짝했다가 종당에 사라져버릴지 어떻게 알겠어요.]
[윤석열/전 검찰총장 : 반짝 했다가 사라진다구? 그럼 내가 별찌(별똥별)란 말이야? 내 우주의 기운을 다 모아서라도 진짜 별 이라는 걸 기어코 증명하고야 말 테다.]
윤 전 총장이 별이 될지, 아니면 별똥별이 될지 북한도 무척 궁금한가 봅니다.
오늘(17일)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5·18 앞두고 침묵 깬 윤석열…팩트체크 해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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