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의 촉]대통령이 '안아주고 싶었다'던 백원우, 그가 낙점한 문정복 의원의 '수준'
민주당 초선 문정복 의원, 최근 두가지 막말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의당 류호정 의원(28세), 최연소 의원에게 “야! 어디서 지금 감히”라고 고함을 쳤습니다. 문 의원 측은 류 의원이 먼저 ‘당신'이라고 했다는 주장이고, 류 의원 측은 ‘당신’은 자진사퇴한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후보자를 지칭하는 3인칭이라 했습니다.
‘야 어디서 감히’라는 표현을 사용한 걸 봐선 대단히 꼰대스러운 분 같습니다. 이런 ‘꼰대' 발언이 남성의 전유물인 줄 알았는데, 문 의원은 1967년생 여성입니다.
청와대가 여러 의혹을 받고 있는 임혜숙 과기부 장관, 하도 많아서 여자 조국이라고 불립니다. 이번 개각과정에서 가장 먼저 물러나야할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임명됐습니다. 그러자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능력과 자질 부족해도 여자라 상관없다는 게 문재인식 페미니즘이냐”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낄데 안낄 데를 가리지 않는 문정복 의원이 이 역시 되받아 칩니다. 이렇게 말합니다. “의원님도 능력은 안 되는데 여성이라 국회의원 되신 건가요?”
뭐 굳이 이력을 따지자면 윤 의원은 경제학 박사에, KDI에서 재정·복지 전문가로 활약했습니다. 그 능력을 인정받아 야당에 영입됐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도 아니고 지역구에 출마해 유권자 선택을 받았습니다. 그런 의원을 향해 문 정복 의원이 이런 식으로 반격을 합니다.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정치는 말로 하는 겁니다. 그래서 말싸움이 정치입니다. 말싸움을 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수준이 있어야 합니다. 사실과 논리는 기본입니다. 그런데 문의원의 말은 수준 미달입니다. 이건 정치인의 언어가 아니라 시정잡배들의 언어입니다. 말 같지 않은 말로 억지를 쓰는 겁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청문회 때입니다. 문 의원은 태영호 의원에게 “변절자의 발악”이라고 했습니다. 태 의원이 이 장관에게 ‘주체사상을 버렸느냐’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문 의원이 당시 끼어듭니다. “태영호 의원은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대한민국의 민주화 과정에 대한 의식이 모자란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을 조선 선조에 비교하고 공직자들을 비하하는 발언은 북에서 대접받고 살다가 도피한 사람이 할 소리는 아니다. 국회 그것도 온 국민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듣는 태영호 의원의 발언은 변절자의 발악으로 보였다.”
당시 태영호 의원은 문 대통령을 선조에 비교하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문 의원은 기본적인 팩트체크도 하지 않고 태 의원을 비난부터 했습니다. 더 경악스러운 것은 ‘변절자의 발악’이라는 표현입니다. 대한민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의원이 변절자입니까. 북한 김씨 일가의 폭정에서 탈출한 게 변절입니까. 그러면 도대체 문정복 의원의 조국은 어디입니까.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작년 국감 때 일입니다. 야당 김정재 의원이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에게 “(서울·부산 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는 게 맞느냐”고 질문 합니다.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하면 불출마한다는 당헌을 문재인 대통령이 만들었는데 왜 약속을 깨느냐는 비판이었습니다. 문 의원이 남의 질문 답변에 끼어듭니다. “질문 같은 질문을 하라” “답변하지 마세요 실장님” 고성을 지릅니다.
문 의원은 1992년 경기 시흥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제정구 의원, 돌아가신 분입니다, 그 분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며 정치와 인연을 맺었다고 합니다. 2007년 백원우 의원, 역시 시흥에서 재선을 지냈습니다. 백 의원이 그를 국회 4급 보좌관으로 발탁합니다. 당시 그는 고졸이었습니다. 백원우 의원은 ‘문정복처럼 헌신할 사람들을 키워야 한다’며 그를 발탁했다고 합니다. 이후 시흥시 시의원 재선을 지냅니다. 이번 정부들어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지냅니다. 그리고 지난 총선에서 백원우 의원으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았습니다.
문정복의 정치적 스승이자 멘토가 백원우입니다. 백원우는 대표적인 친문 핵심 인사입니다. 원래 같은 고려대 운동권 선배 안희정과 친했습니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하면서 문재인 민정수석과 알게됐습니다. 문 대통령의 신임을 받습니다. 백원우를 겪어본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충성심에다 성실함까지 갖춘 사람” “물불을 안 가리는 사람.” 물불을 안가린다, 많은 함의가 있는 말입니다.
백원우의 성격을 보여주는 장면이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입니다. 기억하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영결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어디서 분향을 해. 사죄하라” 고함을 지르다 경호원들에게 입이 막혀 끌려나갔습니다. 문 대통령은 훗날 이렇게 회상합니다. “그를 껴안아 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백원우는 이 정권 초대 민정비서관으로 ‘궂은 일'을 도맡아했습니다. 드루킹사건, 유재수사건…이런 일에 그의 이름이 나왔습니다. 대표적인 궂은 일, 울산선거공작 핵심으로 지목돼 재판도 받고 있습니다.
이런 백원우를 물려받은 사람이 문정복입니다. 그야말로 찐문, 대깨문 의원입니다. 문 의원을 보면 대깨문 의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보입니다. 최소한의 논리를 갖췄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이런 이들이 민주당에는 문의원만 있는 게 아닙니다. 민주당 의원 174명 중 ‘찐문’ 의원이 70~80명 정도라고 합니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들은 대깨문 당원들과 조응해 핵심 현안에서 당을 항상 편협하고 강경하게 이끄는데 앞장섭니다. 흔히 지금 민주당의 모습은 조폭에 비유합니다.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고, 까라면 까는 집단. 논리과 이성보다 억지와 감성이 지배하는 집단. 조금이라도 튀는 소리를 내면 뒷골목으로 끌려 나가 험한 꼴을 당합니다.
중도층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려 합니다. 비타협적인 권력을 싫어합니다. 지난 재보선도 중도층이 합리적이고 상식적으로 표를 던진 결과였습니다. 문 의원과 같은 대깨문 의원들이 목소리를 낼수록, 민주당은 중도층 민심과 점점 더 멀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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