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盧 대통령 시해한 검찰·언론, 국민 앞 부끄러워해야"

"광주 정신은 검찰개혁이자 언론개혁"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7일 오후 전남 순천시 덕연동 여순항쟁위령탑을 찾아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 내 잠재 대선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7일 광주항쟁의 정신은 검찰개혁이자 언론개혁이라고 했다. 그는 검찰과 언론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시해’했다는 표현도 썼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오늘부터 ‘광주에서 봉하까지 검찰개혁·언론개혁 민주주의 대장정’을 시작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앞서서 나가신 민주영령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산자가 되겠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광주시민을 폭도로 몰던 언론, 죄 없는 국민을 가두고 살해하고 고문하는 일에 부역해 온 검찰이 아직도 대한민국을 호령하고 있다”며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은 언론과 검찰이 자행한 박해의 역사”라고 규정했다.

정 전 총리는 “촛불집회 당시 박근혜와 기무사가 계엄령을 준비했다는 사실이 증언을 통해 확인됐다”며 “하마터면 서울에서 제2의 광주 비극이 재현될 뻔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주항쟁 당시 진압군이 시민을 향해 조준사격을 자행했다는 사실도 증언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박근혜정부 시절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검찰 수사도 지적했다. 정 전 총리는 “국민을 살해하고 국가변란을 획책한 국기 문란 사건은 수사하지 않고, 선글라스 마스크로 변장한 검사 출신 성폭행범의 도주를 막은 사람을 범죄자로 몰아가는 검찰은 도대체 어느 나라 검찰인가”라고 했다.

또 “왜 전직 총장의 친인척 비리는 형식적 수사로 미적거리는가”라며 “무슨 이유로 수사기밀과 공소장이 불법적으로 유출된 사건은 즉각 수사하지 않는가”라고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등과 관련한 수사와,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 피고인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공소장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것에 대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정 전 총리는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시해한 검찰과 언론, 민주투사를 탄압하던 검찰과 언론, 국가폭력으로 고문받고 살해당한 수많은 민주영령들 앞에 단 한 번이라도 진솔하게 사죄하고 반성해본 적 있나”라며 “검찰과 언론은 역사와 국민 앞에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코로나19 국면에서 ‘방역 사령관’을 자처했으나, 내년 대선 출마를 위해 지난달 총리를 그만뒀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