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플 달고, 동네 쓰레기 줍고..코로나19에도 비대면 봉사해요

한겨레 2021. 5. 17. 17:5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에도 봉사점수 따려면
동네 쓰레기 주우면 2시간 인정
시각장애인용 책 제작도 인기
학교마다 인정하는 활동 달라
활동 전에 담임교사 승인 필수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또는 야외 자원봉사가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은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활동. 플로깅 활동은 지역구별로 찾아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공공기관들이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줄여서 자원봉사 구하기가 어려워요.”

“학교 수업도 온라인으로 하는데, 대면으로 봉사활동 하자니 불안해요.”

코로나19로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대폭 줄어든데다 봉사활동 중 감염 위험으로 각 시·도 교육청이 자원봉사 시수를 크게 줄였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월 발표한 ‘2022학년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통해서 학년당 15시간이었던 봉사활동 시수를 3년간 15시간으로 줄였다. 올해 3학년인 중학생은 1학년 때 15시간을 채웠다면 봉사활동을 더 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지역에 견줘 봉사활동 기준 점수가 40점으로 높았던 경기도와 충남도도 올해 15시간으로 대폭 축소했다. 경남도는 기존 50시간에서 25시간으로 줄였다. 고등학교는 개인봉사 권장시간을 없애고 자율에 맡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사활동 점수가 필요하다면, 비대면으로 집에서 할 수 있거나 야외에서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소개한다.

선플 달기와 시각장애인용 전자책 입력 등은 집에서 컴퓨터만 있으면 할 수 있는 비대면 자원봉사다. 게티이미지뱅크

악플 물리치는 선플 달기

인터넷 댓글로 연예인들의 극단적인 선택이 잇따르면서 연예 기사에 대한 댓글이 금지된 데 이어 요즘에는 성폭력 기사에 대한 댓글도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등 악성 댓글이 심각한 사회 문제다.

선플운동본부(www.sunfull.or.kr)는 2007년 젊은 여성 가수가 악플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단체다. 이 단체를 만든 민병철 중앙대 교수는 자신의 수업을 듣는 570명 학생들에게 악플을 겪고 있는 유명인들 10명의 개인 누리집이나 블로그 등을 방문해 선플을 달아주고 그 결과를 제출하는 과제물을 냈다. 그 결과 선플 수천개가 이어지는 것을 보게 된 것이 단체를 설립한 배경이다.

선플을 다는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서는 선플운동본부 누리집에 들어가서 회원가입을 한 뒤 마음에 드는 주제를 선택해 댓글창이 나오면 활동을 시작하면 된다. 일주일 동안 50자 이상의 선플 20개를 달면 봉사시간 1시간이 인정된다. 최대 12주 동안 최대 12시간 봉사시간 인정이 가능하다. 1365 자원봉사 시스템과 연계되지 않기 때문에 담임 교사에게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며, 활동을 한 뒤에는 사이트에서 봉사확인증 발급 신청을 해서 확인서를 담임 교사에게 제출하면 된다.

시각장애인용 전자책 제작

시각장애인용 전자책을 만드는 자원봉사도 집에서 할 수 있는 비대면 봉사활동이다. 먼저 ‘아이티(IT)로 시각장애인 점자도서관’ 누리집(www.itlo.org)에 회원가입을 한 뒤 동영상 강의를 보면서 자원봉사활동 방법을 숙지한다. 동영상을 시청한 뒤 ‘도서제작’ 버튼을 눌러 관심 있는 책을 골라 ‘참여하기’ 버튼을 누르면 활동이 가능하다.

1365 자원봉사 시스템에서 봉사시간 인증이 가능하며, 봉사시간은 입력한 텍스트 수로 인정하는데, 글자당 0.5초로 계산하거나 10쪽당 2시간으로 계산된다. 20시간 누적한 뒤에만 인증 요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봉사활동보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업무의 난이도 때문에 고등학생부터 자원봉사가 가능하다.

도서관 쪽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인 전자책 만들기에 자원봉사 인원이 많이 몰리고 있어서,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나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동네 돌면서 쓰레기 줍는 플로깅

요즘에는 지방자치단체별로 동네를 한바퀴 돌면서 쓰레기를 줍는 환경보호 자원봉사 ‘플로깅’을 많이 실시한다. 2016년 스웨덴에서 시작된 ‘플로깅’은 스웨덴어로 ‘줍다’라는 뜻인 ‘플로카 우프’와 영어 ‘조깅’의 합성어로, 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행동을 뜻한다. 1365 자원봉사포털(www.1365.go.kr)이나 청소년활동정보서비스 이(e)청소년(www.youth.go.kr)에서 관련 봉사활동을 찾아볼 수 있다. 대체로 각자 쓰레기봉투를 준비해 와서 활동 전후 인증샷을 찍거나 활동 보고서를 제출하면 봉사시간 2시간이 인정된다.

공모전 참여만으로 봉사 인정

공모전에 참여하면 자원봉사 점수를 인정해주는 경우도 있다. 위비티(www.wevity.com) 등 공모전 사이트에서 ‘자원봉사’ 키워드로 검색하면 작품을 제출하는 것만으로도 봉사점수를 받을 수 있는 공모전을 찾을 수 있다.

지금 눈길을 끄는 공모전은 대구광역시가 주최하는 ‘재능나눔 자원봉사 콘텐츠 공모전’이다. 6월4일까지 기후대응, 코로나19 방역생활, 자원봉사 등을 주제로 한 그림을 제출하면 자원봉사 2시간이 인정되고, 캘리그래피를 제출하면 1시간이 인정된다.

한편 봉사활동을 하기 전에 반드시 담임 선생님에게 봉사활동 계획서를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학교마다, 교육청마다 봉사로 인정하는 활동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사전 승인을 받아야 봉사활동을 한 뒤에 점수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김아리 객원기자 ari@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