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대항마 뜬다.. AT&T·디스커버리, 169조 빅딜 임박

2년전 시작한 합병 협상 막바지
스트리밍 서비스 2강에 도전장

AT&T 로고

디스커버리 로고

미국 통신회사 AT&T가 디스커버리와 미디어 자산 합병을 논의하고 있어 성사될 경우 새로운 거대 미디어가 탄생하고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AT&T가 계열사인 워너미디어를 경쟁업체이기도 한 디스커버리와 최대 1500억달러(약 169조원) 규모의 합병을 협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시도는 넷플릭스가 우위에 있는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것이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합병 논의의 목적이 AT&T가 미디어 자산을 리얼리티TV의 강자인 디스커버리와 결합해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사업체를 만들어보려는 취지로 분석하고 있다.

AT&T 이사회가 이날 승인 여부를 위해 모였으며 수일내에 합병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으나 무산될 소지 또한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현재 워너미디어는 CNN과 HBO, TNT, TBS와 워너브러더스 TV와 영화 스튜디오도 거느리고 있다. AT&T는 지난 2018년 워너미디어의 전신인 타임워너를 약 810억달러(약 91조원)에 인수하면서 미디어 사업에 기대를 걸었으나 미국 TV 시청자들이 케이블TV 계약을 끊고 대신 스트리밍을 이용한 시청을 선호하면서 경쟁에서 크게 밀렸다. 지난 2010년이후 미국 3500만가구가 위성이나 케이블방송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AT&T는 올해초 보유하고 있던 위성방송 서비스업체 디렉TV 지분의 30%인 18억달러(약 2조412억원) 어치를 인수 6년만에 사모펀드 TPG에 매각했다. 디렉TV도 스트리밍 인기에 밀려 지난 2년동안 미국에서 가입자 약 700만명을 잃었다.

미국 미디어그룹들은 지난 1년여동안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에서 독보적인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자체 서비스를 시작했다.

존 스탱키 AT&T 최고경영자(CEO)와 데이비드 자슬라브 디스커버리 CEO는 2년전에 만나 두 기업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합하고 시청자들로부터 월 8달러만 받는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스타워즈와 마블, 픽사 콘텐츠까지 보유한 디즈니가 더 저렴한 월 7달러만 받는 '디즈니+'를 시작하자 무산됐으며 스탱키는 대신 HBO와 기타 워너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HBO맥스'를 지난해 월 15달러에 출범시켰다.

푸드네트워크와 HGTV 등 교양 채널과 유로스포츠, 골프TV 같은 스포츠 채널까지 거느리고 있는 디스커버리는 올 1월부터 월 5달러에 '디스커버리 플러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HBO맥스와 디스커버리 플러스는 올봄 세계 가입자가 각각 970만명, 1500만명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비해 넷플릭스와 디즈니+는 전세계에서 가입자를 각각 2억800만명, 1억400만명을 거느리고 있어 압도적으로 스트리밍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AT&T는 대부분의 순익을 이동통신과 브로드밴스 서비스에서 올리고 있다. 지난 3월말 부채가 1690억달러(약 192조원)에 이르고 있으며 앞으로 5세대(5G) 무선망 구축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AT&T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비난을 받아온 CNN을 매각하는 것을 수년간 검토했다. 지난해 대선 유세 기간동안 시청률이 올라가자 가치있는 재정 수입원으로 여기고 있으나 폭스뉴스에 케이블 뉴스 1위 자리를 내주며 밀리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TNT와 TBS는 오락 프로그램과 미국 프로농구리그 NBA, 매년 3월 열리는 미국 대학농구 토너먼트 중계권을 갖고 있지만 이 방송의 일부 직원들은 모기업인 AT&T가 HBO맥스에 더 치중하면서 재정지원과 관심이 줄고 있다며 불만이 커 이것 또한 해결해야할 과제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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