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發 빈부격차 심화 우려.."물가가 월급보다 빨리 올라"

방성훈 2021. 5. 1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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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연준과 바이든 행정부는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정책적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다고 말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지원책은 단기적으로 경제적 불평들을 확대시킬 수 있다. '물가'가 '월급'보다 더 빨리 오르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WSJ은 실질 임금이 전년 동월대비 3.3% 하락하는 동안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0% 이상 상승했는데, 연준 자료를 보면 미 부유층 가정 약 10%가 전체 주식의 88.5 %를 소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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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美실질임금 3.3%↓..1980년대 이후 최대 낙폭
경제학자들 "저소득 계층에 가장 심각한 타격 우려"
WSJ "경제 불평등 완화 바이든 정책 목표에도 위배"
연준·美정부 "공급망 병목 등 수요급증發 일시적 현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코로나19 지원책으로 막대한 돈을 풀어댄 것이 인플레이션과 주가 상승을 유발, ‘단기적으로는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준과 바이든 행정부 판단대로 일시적 현상일지라도 빠르게 오르는 인플레이션을 임금 상승률이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보여서다. 아울러 초저금리에 힘입은 자산 가격 상승은 고소득 계층에게만 이득이 된다는 진단이다.

월급은 그대론데 물가는 급등 ‘실질임금↓’…美정부·연준 “일시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연준과 바이든 행정부는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정책적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다고 말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지원책은 단기적으로 경제적 불평들을 확대시킬 수 있다. ‘물가’가 ‘월급’보다 더 빨리 오르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4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4.2% 상승했다. 반면 생산직 및 비 관리자 계층의 시급은 1.2% 오르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물가 상승을 반영한 실질 임금은 3.3% 하락했다. WSJ은 이에 대해 “1980년 인플레이션 충격 및 이에 따른 경기침체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의 인플레이션은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춘 연준과 바이든 정부의 재정·통화 정책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문제는 연준과 바이든 정부가 인플레이션 기조를 어느 정도 용인하며 돈풀기를 지속할 방침이라는 점이다. 경기회복 조짐이 보인다고 금리를 올리거나 돈풀기를 중단하면 시장에 더 큰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게 연준과 미 정부의 입장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물가가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것을 목격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며 현재의 제로 수준 금리와 자산매입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재러드 번스타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은 “경제가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일부 분야의 수요 급증에 따른 일시적 인플레이션”이라며 연준과 같은 입장을 내놨다. 나아가 “우리는 아직 직장을 찾지 못한 근로자들을 위해 일자리와 소득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또 근로자가 고용주와 인플레이션을 웃도는 임금으로 협상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반도체 부족, 공급망 병목사태 등에 따른 일시적 인플레이션이라며 연준의 접근방식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수요는 갑자기 급증하지만, 공급은 천천히 이를 맞추게 된다. 지금의 인플레이션은 과도기적인 가격 변동”이라며 “소비자 물가지수 급등은 시간이 지나면 해소될 것이다. 결국엔 레스토랑 주방에 양상추가 다시 나타나기 시작하고 레스토랑 샐러드 가격도 적절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사진=AFP)
경제학자들 “인플레이션=역진세…부유층에만 좋은 저금리”

그러나 일부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역진세(逆進稅·regressive tax) 성격을 가지고 있다면서 연준의 판단이 틀렸을 경우, 즉 추세적 현상일 경우 저소득 노동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같은 가격의 식료품을 구매할 때 고소득층이나 저소득층이 똑같은 세금을 내게 되는데, 저소득자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되는 셈이라는 설명이다.

또 막대한 유동성 공급에 따른 자산가격 상승은 고소득층에게만 이득이 된다는 지적이다. ‘불평등의 엔진’(Engine of Inequality)의 저자이자 재무분석가인 캐런 페트로우는 “연준의 지난 10여년 간 저금리 정책은 주가 상승을 통해 부유층의 자산 증식을 도왔다. 그 효과는 최근 가속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경제적 불평등 관점에서 보면 좋은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WSJ은 실질 임금이 전년 동월대비 3.3% 하락하는 동안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0% 이상 상승했는데, 연준 자료를 보면 미 부유층 가정 약 10%가 전체 주식의 88.5 %를 소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현재와 같은 실질 임금 하락 추세가 지속되면 불평등 완화를 지향하는 바이든 정부의 목표에 위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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