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덕대생들, 망언교수 대신 사죄..5·18민주묘지 참배

신대희 2021. 5. 1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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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사죄드립니다."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경북 경주 위덕대학교 학생 17명이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다.

이다영(25·여) 위덕대 총학생회장은 "우리 대학 교수의 망언으로 상처받은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싶어 광주를 처음 찾았다. 국가폭력에 희생된 이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었다. 5·18을 단순히 지나간 일이 아닌 살아있는 역사로 제대로 배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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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용서와 화해의 순례길'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위덕대학교 총학생회가 17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1.05.17. 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김혜인 기자 = "대신 사죄드립니다."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경북 경주 위덕대학교 학생 17명이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다. '5·18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이 대학 교수를 대신해 5·18희생자 유족에게 사죄하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위덕대 총학(생회)의 진정한 용서와 화해의 순례길'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든 채 민주의문을 지났다.

이어 오월영령에 헌화·분향한 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묘역을 둘러봤다.

동행한 차종수 5·18기념재단 고백과증언센터 팀장(5·18 당시 계엄군에 희생된 차종성 열사의 동생)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민중항쟁 역사상 가장 순수하게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연대한 희생자들의 삶을 배웠다.

행방불명자 묘역에서는 "계엄군에게 희생됐지만 41년 동안 주검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고개를 숙였다.

학생들은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킨 열사들에게 '빚지고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고 일상에서 올바른 역사 인식을 공유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다영(25·여) 위덕대 총학생회장은 "우리 대학 교수의 망언으로 상처받은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싶어 광주를 처음 찾았다. 국가폭력에 희생된 이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었다. 5·18을 단순히 지나간 일이 아닌 살아있는 역사로 제대로 배우겠다"고 말했다.

위덕대 학생 차승훈(24)씨도 "5·18기록관과 옛 전남도청, 민주묘지를 둘러보면서 5·18에 대해 올바른 역사 관념을 갖게 됐고, 항쟁의 진정한 뜻을 알게 됐다"며 "5·18 역사 왜곡·폄훼가 더이상 일어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민주묘지 참배 직후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81)씨를 만나 두 손을 잡았다. 고개를 숙이며 대신 사죄했다.

문재학은 광주상고 1학년 때인 1980년 5월27일 옛 전남도청에서 계엄군의 헌정 유린에 맞서 마지막까지 투쟁하다 숨졌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위덕대학교 총학생회가 17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1.05.17. hyein0342@newsis.com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학생들이 그릇된 역사 인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광주를 찾아 직접 사죄한 것은 청년 세대들이 5·18에서 싹튼 민주화 가치와 정신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더 나은 민주주의를 고민·실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학생들은 오후 7시30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리는 5·18 41주년 전야제에 참석한다. 18일 대구에서 열리는 5·18 기념식에도 참여한다.

한편 위덕대 경찰행정학과 박훈탁 교수는 지난 3월 비대면 동영상 강의를 통해 '5·18민주화운동을 북한군이 저지른 범죄이자 시민 폭동'이라고 주장해 물의를 일으켰다. 총학생회는 박 교수 파면을 촉구했고, 박 교수는 징계위원회로 넘겨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sdhdream@newsis.com, hyein034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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