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만난 여야, "실수요자 어려움도 해소를""청와대 인사라인 경질해야"

김상범 기자 2021. 5. 1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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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부겸 국무총리(오른쪽)가 17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송영길 대표를 예방한 가운데 송 대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부겸 신임 국무총리가 17일 국회를 찾아 박병석 국회의장 및 여야 지도부와 회동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 총리에게 “실수요자의 어려움을 해소해 달라”라며 정부 부동산 정책 기조의 변화를 주문했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인사참사를 일으키는 청와대 인사라인 경질을 요청해 달라”라며 쓴소리를 던졌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야당에게도 사전 설명을 잘 해 달라”라며 협치·소통을 당부했다. 송영길 지도부는 당 주도의 국정 운영을 강조하고 있고, 야당도 4·7 재·보궐 선거 승리 이후 본격적으로 정국 주도권 잡기에 나선 터라 문재인 정부 말기 행정부와 입법부 관계의 변화가 예상된다.

김 총리는 이날 취임 인사차 국회를 찾았다. 박 의장은 김 총리에게 “중요한 법안, 정책들을 사전에 국회와 충분히 협의해 달라. 야당에게도 사전에 설명을 잘 해 달라”라고 말했다. 정부 법안이 국회에서 심도깊게 논의되지 못하고 방치되다가 결국 여야 간 극한 대치로까지 흐르는 상황을 방지해 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총리는 “국민 대표기관인 국회에 와서 성심성의껏 답변하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부의 정책에 대해 설득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김 총리에게 “우선 방역 관리와 백신 접종 가속화에 역량을 최우선적으로 투입해 달라. 당도 최선을 다해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어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도 당·정이 지혜를 모아가고 있다. 큰 틀에서 (정부의)정책적 기조는 유지해야겠지만, 실수요자가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도 같이 노력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2·4 공급 대책과 더불어 부동산 세부담 및 주택담보대출(LTV) 기준 완화 등 실수요자들의 숨통도 틔워 달라는 주문으로 읽힌다. 김 총리는 “시원한 정책이 나오길 기대하지만 현실에서 동원할 자원이나 기회는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민주당이 국민의 아픔과 답답함을 풀어주는 여러가지 선도적 역할을 해주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 총리와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회동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측이 일정 조율이 어렵다며 불발될 뻔 했으나 가까스로 성사됐다. 김 권한대행은 행정안전부·법무부 장관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에 여권 인사들이 포진한 것을 언급하며 “대선을 9개월여 남긴 시점에 선거의 중립적 관리에 걱정을 넘어 불안을 느낀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런 상태의 시정을 건의해 달라. 인사참사를 계속 일으키는 청와대 인사라인의 대폭 경질도 요청해달라”라고 말했다. 김 권한대행은 “지금까지 총리는 명함용 총리, 여당의 대권후보 경력 관리용 총리로서 일방적으로 대통령을 옹호하는 호위무사 역할을 하는 데 치중해 왔다. 김 총리는 여기서 탈피해 책임 총리가 돼 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앞으로 국회의 협조를 받을 일에 대해 여야 가릴 것 없이 제대로 설명드리고 협조 요청을 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김 총리는 비공개로 진행된 접견에서 김 권한대행이 요청한 선거 중립성 및 청와대 인사 검증라인 교체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부겸 신임 국무총리(오른쪽)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예방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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