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 보호' 전월세 신고제가 되레 시장 위축시킨다는데..

박기효 2021. 5. 1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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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신문은 내친구 ◆

아파트 전세 보증금 역대 최고액을 기록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브르넨(BRUNNEN)청담. 브르넨청담의 전용면적 219.96㎡는 보증금 71억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매경DB]
최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한 아파트의 전세 보증금이 역대 최고가인 71억원에 계약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큰 화제가 됐습니다. 다음달 전월세신고제가 시행되면 거액의 전월세 거래 내역이 속속 드러나게 됩니다.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전월세신고제를 도입했지만 일부에서는 거래 내역 공개에 대한 부담으로 오히려 전월세 매물이 줄어들어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전월세신고제란.

▷전월세신고제란 수도권과 광역시, 세종시 등에 있는 보증금 6000만원, 월세 30만원을 초과하는 주택의 전월세 계약을 30일 이내에 지방자치단체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는 것을 말합니다. 대상 지역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전역과 광역시, 세종시, 전국의 시 지역입니다. 군 지역을 제외한 사실상 전국 모든 지역에 적용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다가구·다세대 등 주택뿐만 아니라 고시원, 기숙사, 공장, 상가 내 주택, 비닐하우스 같은 비주택까지 포함됩니다.

―전월세신고제가 도입된 이유는.

▷정부가 전월세신고제를 도입하는 목적은 전월세 거래 시장의 투명한 정보 공개입니다. 국토교통부는 매매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투명한 임대차 시장을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을 통해 전월세 거래가 공개되는 비율이 전체의 30% 정도이고 나머지 약 70%는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이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면 전세나 월세를 구하는 사람들이 정확한 정보로 가격을 비교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거래 시세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임대차 3법이란.

▷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등을 통틀어 '임대차 3법'이라고 부릅니다. 임대차 3법이란 정부에서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개정된 법안으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은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되고 있어 이번에 전월세신고제가 도입되면 임대차 3법의 퍼즐이 완성됩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기존에 임대차계약을 맺고 2년을 거주한 임차인이 연장을 원할 경우 1회에 한해 추가로 2년을 더 연장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입니다. 전월세상한제는 기존 전월세 계약을 갱신할 때 임대인이 전세금 인상률 5%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불만의 목소리도 있는데.

▷전월세신고제가 시행되면 임차인이 전월세 자금의 출처 공개를 꺼려 전월세금을 밝히고 싶지 않더라도 금액이 공개됩니다. 물론 전월세신고제로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거액의 금액이 노출되는 데 임차인은 부담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일부 임대인 역시 전월세신고제가 시행되면 그동안 누락됐던 임대수익이 밝혀지게 됩니다. 이런 요인들이 합쳐져 전월세신고제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오히려 전세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먼저 '임대차 2법'이 시행됐을 당시 전월세 매물을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전세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박기효 기자 / 김예은 경제경영연구소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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