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CEO 특강]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 / 이화여대서 강연

오수현 2021. 5. 1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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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순간, 변화를 받아들이면 길이 열려"
안주한다면 기회는 계속 줄어
실패한 경험도 결국엔 밑거름
"인생을 살다 보면 좋든 싫든 변화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때마다 저는 적극적으로 변화를 선택했고, 일단 선택하면 정말 열심히 했어요. 변화를 선택한 게 결과적으로 항상 제게 도움이 됐죠. 당장 실패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훗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됐어요."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최근 이화여대에서 진행된 매경CEO 특강에서 사회 진출을 앞둔 대학생들에게 인생의 순간순간마다 적극적으로 변화를 택하라고 조언했다.

김 사장은 "변화할 것인가, 안주할 것인가 선택의 순간에 대부분 안주를 택한다"며 "안주한다고 해서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변화하지 않는 개인의 가치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계속 감소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금을 그대로 쥐고 있으면 계속 그 가치가 감소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현대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 경영을 책임지는 예술행정가의 길을 걷고 있지만 공인회계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공군 전산장교로 군복무하던 시절 디베이스, 로투스 등 컴퓨터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에 흥미를 느끼고 깊게 파고들었다. 제대 후 군 시절 경험을 살려 회계업무 전산화 프로그램 개발회사를 설립했다.

김 사장은 "무조건 변화를 선택하라는 게 아니라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인지 따져보고 잘할 수 있다면 변화를 받아들이라는 의미"라며 "전산장교 시절 프로그램을 배워두면 업무를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프로그래밍 공부를 열심히 했고, 그 덕분에 제대한 뒤 회계전산 소프트웨어 사업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야심 차게 시작한 사업은 곧 접어야 했지만, 이 같은 경험은 얼마 뒤 벤처 붐이 일었을 때 벤처기업을 상대로 컨설팅을 할 수 있는 든든한 밑천이 됐다. 김 사장은 외환위기 충격이 한창이던 1998년 지인의 부탁으로 예술단체 구조조정 업무를 수행하며 예술계와 인연을 맺었다. 그 인연은 그가 문화예술기관장으로 변신하는 출발점이었다. 김 사장은 "예술단체 구조조정 업무를 맡으면서 예술계 기부 현황에 관한 자료가 필요했는데 국내 관련 자료가 하나도 없었다"며 "그래서 예술계 사람들을 만나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직접 자료를 만들었고, 만든 자료가 아까워 책을 냈는데 딱 초판 1000부 찍고 말았다"고 말했다.

예술 분야 재무전문가라는 변화의 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그는 늘 그랬던 것처럼 다시 한 번 최선을 다했던 셈이다.

그는 "책이 많이 팔린 건 아니었지만, 책을 쓰면서 제 머릿속에 문화예술 분야 경영과 재무에 관한 내용이 완벽하게 정리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많은 강연을 할 수 있었고, 현재 세종문화회관을 경영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공인회계사가 예술 분야 재무·경영과 관련해 유일무이한 책을 내니 내로라하는 예술단체마다 손을 내밀었다. 그는 또다시 변화를 받아들여 예술단체에서 감사·기금운용위원 등을 계속 맡으며 관련 분야 전문가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블루오션이었던 건데 제가 뚜렷한 목표를 갖고 이 분야를 개척한 건 아니었다"며 "그냥 변화의 순간을 회피하지 않았고 열심히 하다 보니 나만의 길을 개척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예술 분야로의 전환은 행복의 기준에 변화를 가져왔고, 결과적으로 그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돈과 권력, 명예보다는 문화를 만끽하며 자유로운 삶을 누리는 데 좀 더 가치를 두게 됐다.

그는 "주위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문화를 누리며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돌아보니 어느 정도 이룬 것 같다"며 "변화를 시도한 일이 실패한 것 같아도 그 실패는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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