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질주' 타고 극장가 다시 달린다

강영운 2021. 5. 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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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매율 78.7% 코로나 이후 최고
화려한 레이싱 액션으로 주목
긴 방역 탓 블록버스터 선호
'쏘우' 파생작 '스파이럴'도 선방
`분노의 질주` 신작이 19일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한다. [사진 제공 = 유니버셜픽쳐스]
'예매율 78.7%.'

간만에 극장가가 활짝 웃었다.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분노의 질주9)가 개봉 전날 예매율 70%를 넘기면서 극장가 구원투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서복' '자산어보' 등 기대작들이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 뒤라 더욱 반갑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분노의 질주9'은 예매점유율 78.7%, 예매관객 12만2012명을 기록하며 예매 순위 1위를 지켰다. 극장가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동시기 최고 예매율"이라고 했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2001년 처음 개봉해 20년간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기존까지 부차적 소재로 여겨진 자동차 액션을 작품 전면에 세운 첫 번째 작품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영화팬들은 레이싱 액션 하면 제일 먼저 '분노의 질주'를 떠올린다. 이 작품을 통해 빈 디젤과 드웨인 존스는 유명 액션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영화관은 '분노의 질주' 시리즈 등장이 반갑기만 하다. 코로나19로 극장 매출이 70% 이상 줄어든 데다가 이렇다 할 신작도 없는 상황이어서다. 한 극장가 고위 관계자는 "6월까지 300만명 이상 관객을 동원할 작품이 없을 경우 치명적인 경영 위기가 올 수 있다"면서 "'분노의 질주' 흥행 여부가 극장가 부활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브에서도 뜨거운 반응이 이어진다. 지난달 15일 공개된 예고편 동영상은 조회 수가 한 달만에 150만회를 넘어섰다. "상상력으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액션이 실사로 나온다" "유일하게 장편 시리즈가 망하지 않는 영화" 등 칭찬 일색 댓글이 주를 이뤘다.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는 점도 시네필 마음을 달군다.

코로나19 상황 속 극장 관객들의 액션 선호 현상은 더욱 커지고 있다. 몸을 들썩이게 하는 액션영화의 진가는 극장에서만 드러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개봉한 '고질라 vs 콩'도 7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올해 영화 관객 동원 수 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낮은 명성에 비해 높은 성적으로 영화계 주목을 받았다. 한 극장가 관계자는 "1년이 넘게 이어진 방역 생활 때문에 극장에서 만큼은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풀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해외 극장가 역시 액션영화가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박스오피스 집계 전문 업체 렌트랙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액션 영화 '캐시트럭'이 5월 둘째주 매출 830만달러로 1위에 올랐다. 2위 '귀멸의 칼날'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었다. 영국에서는 '고질라 vs 콩'이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양국 코로나19 백신 접종 상황이 속도를 내는 만큼 극장가도 다시 활기를 띨 전망이다.

19일 개봉하는 '분노의 질주'에 앞서 스릴러 액션 '스파이럴'이 극장가 예열에 나섰다. 세계적인 공포 영화로 자리잡은 '쏘우'의 파생작으로 관객의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주말 사흘 동안 6만여 명의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부패한 경찰을 타깃으로 한 지능적이고 잔혹한 연쇄 살인을 다뤘다. 예매율 역시 '분노의 질주'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면서 쌍끌이 흥행도 기대된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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