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스페셜] 네오이뮨텍, 상장 후 첫 임상 성적표 공개 '주목'
지난해 SITC 불응성 삼중음성유방암 효능 확인
북미, 유럽 등 면역항암제 80% 시장 판권 확보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네오이뮨텍이(Reg.S) 코스닥 입성 이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T세포 증폭제 ‘NT-I7’의 첫 임상데이터 발표를 앞두고 있다. ‘NT-I7’는 국내 임상 중간 결과에서 효능이 확인된 만큼 이번 미국식품의약국(FDA) 임상 데이터에 역시 기대감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ASCO는 매년 6월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되며, ‘항암분야 올림픽’이라 불릴 정도로 종양내과 분야 가장 권위 있는 행사다. 76개국에서 5000여개 기업이 참석, 행사 참여 인원만 4만명을 넘긴다. 올해 ASCO는 오는 6월 4일~8일 비대면 온라인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네오이뮨텍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NT-I7은 체내 순환계인 림프구에 작용해 면역세포인 T세포를 증폭시키는 기전이다. NT-I7은 면역항암제를 대표하는 글로벌 빅파마들(머크, 로슈, BMS)이 약 900억원 상당의 면역항암제를 무료로 제공받으며 병용임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오이뮨텍은 ASCO에서 두 개의 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우선 고형암 5종 (비소세포폐암, 소세포폐암, 삼중음성유방암, 직장암, 췌장암)에 대한 NT-I7과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의 병용임상 1b상(NIT-110)이다.
회사 측은 “NIT-110 임상은 1b/2a를 같이 진행하는 것으로 FDA 승인을 받았다. 1b/2a를 동시에 진행하려면 FDA에다가 독성에 문제가 없다는 자료를 무수히 제출하고 인증받아야 된다”며 “ASCO를 통해 안전성과 내약성 결과에 대해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뇌암 표준치료와 NT-I7의 병용임상 1b상 결과도 주목된다. 뇌암 환자에서 수술 및 화학·방사선 치료로 훼손된 T세포 재건 효과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네오이뮨텍 관계자는 “뇌암같은 경우는 면역관문억제제가 티세포 뇌쪽으로 잘 안 간다. 표준치료를 하면서 T세포를 증폭시키면 어떤 효능이 있을지 보여주는 임상이다”고 말했다.
업계가 이번 네오이뮨텍의 발표를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상장하고 처음 임상데이터를 공개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쿠팡 등 다른 업종은 상장하고 시장에 내놓는 첫 성적표가 실적 발표인 것처럼 바이오기업은 임상데이터 공개가 성적표라고 보면 된다”며 “NT-I7 한국 판권을 갖고 있는 제넥신(095700)이 작년 발표한 국내 임상 중간 결과에서 효능이 확인됐기 때문에 네오이뮨텍의 미국 임상데이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네오이뮨텍은 2015년 NT-I7을 제넥신으로부터 기술이전 받았다. 북미와 남미, 중미, 유럽의 전용실시권을 확보했다. 한국 판권을 보유한 제넥신은 국내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며, 물질 이름을 GX-I7이라고 부른다. 즉 NT-I7과 GX-I7은 같은 물질이다.
지난해 11월 제넥신은 미국 면역항암학회(SITC)에 참가해 재발성 또는 불응성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 GX-I7(NT-I7 같은 물질)과 머크의 키트루다와의 병용투여 임상 1b/2상 용량 증량 시험에 대한 중간 성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1200㎍/㎏ 투여군에서 가장 우수한 결과가 관찰됐으며, 전체반응율(ORR)은 28%로 나타났다.
네오이뮨텍 관계자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에게 키트루다 단독 투여하면 ORR 기준으로 5%였다”며 “우리 물질과 병용하면 ORR이 5배 이상 늘었으며, 엄청난 유의미한 숫자다”고 했다.
네오이뮨텍이 NT-I7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북미, 중미, 남미 및 유럽 지역은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면역항암제 시장은 2019년 기준 238억7000만달러(약 28조6000억원) 규모로 향후 연평균 성장률 15%를 기록하며 2025년에는 548억4000만달러(약 65조8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빅파마가 무상으로 의약품을 제공할 정도로 주목받고 있는 물질의 주요 시장 판권을 제넥신이 네오이뮨텍에 넘긴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회사 관계자는 “원발명자는 제넥신에서 연구소장으로 재직하던 양세환 네오이뮨텍 대표다. 스핀오프해서 네오이뮨텍을 창업해보니 면역항암제가 전 세계를 휩쓸기 시작했고, 그때 병용임상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우리가 기술이전 해오게 됐다”며 “당시 제넥신은 성장호르몬 파이프라인을 중점적으로 임상하고 있었고, 항암에 대해 이슈가 없었다. 네오이뮨텍이 갖고 오면서, 항암제 상업화 본격화도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유림 (ur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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