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뉴욕양키스 감염사태가 백신 접종자들에게 주는 교훈

고재원 기자 2021. 5. 17. 16: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돌파감염' 사례 9건.."백신 접종자들도 주의해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팀에서 코로나19 환자 9명이 발생했다. AP/연합뉴스 제공

17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진자가 9명 발생했다. 이 가운데 8명은 백신을 맞은 후에도 감염되는 이른바 ‘돌파감염’의 사례라는 점에서 미국 보건당국은 당혹해하고 있다.  확진자 전원은 사전에 존슨앤드존슨의 의약품 부문 자회사 얀센의 백신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뉴욕 양키스팀 감염사태는 백신을 맞은 사람들도 계속해서 마스크 착용과 개인위생수칙등 생활방역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며 주목하고 있다. 

○ 백신 접종 후 소홀해진 예방수칙·변이가 감염 불러 

돌파 감염은 백신 접종을 모두 마치고 14일 이상 경과한 후 발생하는 감염 사례를 뜻한다. 특이 사례가 아닌 예상된 사례들이다. 현재 접종 중인 백신들의 예방효과가 100%에 이르진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백신의 예방효과는 95% 정도다. 5% 사람이 백신을 맞고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모더나와 화이자의 백신 등 현재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백신들의 임상시험 때도 이런 돌파 감염 사례들이 보고된 일이 있다.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양키스 소속팀 코치 3명과 지원 스태프 4 명, 유격수 글레이버 토레스 등 8명이다. 얀센의 백신은 전 세계적인 임상 시험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66 %, 미국 시험 참가자들 대상으로 했을 때 위험을 72 %까지 줄이는 것으로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감염 사태가 양키스팀의 계속된 원정 일정과 지속적인 접촉, 마스크 부족에 따른 결과에서 기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양키스는 4월말 팀 구성원의 85% 이상이 접종을 마치자 방역기준을 완화했다. 선수와 코치는 메이저 리그 야구 규정에 따라 클럽 하우스와 덕아웃에서 마스크를 벗었다. 하지만 그간의 사례를 살펴보면 사람들이 거리를 두지 않거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가까운 실내 공간에서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는 예방 접종을 받은 소수의 사람들이 경미하거나 무증상이지만 여전히 감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나타난 변이들도 백신 접종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보고된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와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두 변이는 모두 기존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를 피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로 집단면역이 형성될 정도까지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충분히 감염병 전파가 느려지기 전까지 백신 접종 완료자들도 마스크 착용과 개인위생수칙 등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은 지난 1월 기고문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지역사회 감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아직 알지 못한다”며 “백신이 감염을 예방하는가, 전파 차단 효과가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이 이뤄지더라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과 주변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당분간 마스크를 계속해서 착용하고 살아야 한다”며 “백신이 감염을 예방하는지 전파를 막는지는 여전히 모르기 때문에 접종이 이뤄지더라도 우리는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밀집 장소 피하기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접종 후 감염 있지만 백신 그래도 맞아야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완료자들 사이에서 돌파 감염 사례가 일부에서 보고되고는 있지만 백신은 코로나19 감염 후 중증 발전을 막는다는 측면에서 여전히 효과적이라 평가한다. 이스라엘 벤구리온대와 클라릿 연구소, 미국 하버드대와 보스턴아동병원 연구팀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사이 화이자 백신을 맞은 16세 이상 60만명과 같은 수의 미접종자 데이터를 비교한 연구결과를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 24일자(현지시간)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백신을 한 번 맞은 뒤에는 62%, 두 번을 모두 맞은 뒤 92%의 중증 예방효과를 보였다고 소개했다.. 병원 입원 위험도 1차 접종 후 74%, 2차 접종 후 87%까지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사람에 대한 전파력을 낮춰주는 효과도 가지고 있다. 백신이 바이러스 전파력을 정확히 얼마나 차단하는 지는 아직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얼마가 지나지 않아 모르지만 분명히 그 효과는 존재한다. 이스라엘 테크니온공대 연구팀이 지난 2월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에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백신을 맞은 뒤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의 바이러스 양을 분석한 결과, 1차 접종 후 12~28일 사이 감염된 사람의 바이러스 양이 4분의 1로 감소했다.

미국 질병통제관리센터(CDC)는 홈페이지에 “백신 접종 후에도 소수의 사람들은 확진 판정을 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백신은 대부분의 사람들을 코로나로부터 지켜줄 것”이라고 밝혔다. CDC는 또 “백신 접종자의 경우 코로나에 걸려도 백신을 맞지 않은 이들보다 증상이 약하게 나타난다는 증거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방역당국도 백신 접종 후에 마스크를 쓰는 등 개인 방역수칙을 강조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당국은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마스크를 벗을 때는 아니며, 이완된 경각심이 오히려 감염 확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