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호남동행' 약발 통했나..與野 희비 엇갈린 호남 민심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여권의 '텃밭'으로 불리는 호남 민심이 심상치 않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당을 향한 호남의 민심이 출렁이고 있어서다. 그사이 야권 인사들은 줄지어 호남행 열차를 탔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41주기를 앞두고 연일 고개를 숙이면서, 호남 민심 끌어안기의 강도를 한층 높이는 모습이다.
17일 여권은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YTN 여론조사 결과(지난 10~1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4명 대상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민주당의 지지율이 광주·전라 지역에서 11.2%포인트 급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해당 조사에서 민주당은 전체 지역 평균 지지율 29.9%를 기록하며 국민의힘(35.4%)에 오차범위 밖으로 밀려났다.
앞서 14일 발표된 한국갤럽(지난 11~13일 전국 유권자 1000명 대상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광주·전라에서 7%포인트 빠진 4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민의힘은 8%포인트 오른 14%로 나타났다. 여권에 비해 야권의 지지율이 여전히 낮은 편이지만, 국민의힘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은 셈이다.
호남에선 야권 잠룡들을 향해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여느 여권 후보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이날 발표된 PNR 여론조사(머니투데이·미래한국연구소 의뢰, 지난 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5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 따르면, 광주·전남·전북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21.9%로 나타났다. 이는 이재명 지사(31.3%)나 이낙연 전 대표(27.6%)보다 낮은 수치지만, 정세균 전 국무총리(4.3%)보다는 높은 수치다.
정세균보다 높은 윤석열 호남 지지율…野 '호남구애' 통할까
호남에서 야권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호남 끌어안기 행보가 성과를 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해 8월19일 광주를 찾아 5·18 민주묘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모습을 통해 친호남 행보를 가속화했다. 보수정당의 대표가 5·18 민주묘지에 무릎을 꿇은 것은 처음이었다. 이를 시작으로 야권에 대한 호남의 반발이 한층 누그러졌다는 해석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도 지난 7일 취임 후 첫 외부 일정으로 광주를 찾아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지난 10일엔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도 광주를 찾아 고개를 숙였다. 호남에 대한 구애 전략을 펼치면서, '영남당'이란 꼬리표를 떼고 전국정당으로 위상을 떨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5·18 광주민주화운동 41주기 추모제에 정운천·성일종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공식 초청 받았다. 보수정당 소속 의원들이 5·18 민주유공자유족회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로서 5·18 민주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정무위 통과에 힘을 보탰으며, 정 의원은 '호남동행 의원단'을 발족하는 등 야당의 친호남 행보를 이끈 인물이다.
잠행을 이어오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이날 호남 민심을 겨냥한 메시지를 내놓으며 침묵을 깼다. 윤 전 총장은 이날 "5·18 정신은 힘을 가진 자가 권력을 남용해 누구를 탄압할 때, 그것이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끊임없이 거부하고 저항하라는 것"이라고 언론에 밝혔다. 차후 적절한 시점에 광주를 방문하겠다는 계획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윤 전 총장이 정치활동에 시동을 걸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처럼 호남을 향한 야권의 구애가 본격화하면서, 여야의 신경전이 고조될 전망이다.
※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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