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오세요" 제주 한달살기 그집, 불법 숙박업소였다

오재용 기자 2021. 5. 1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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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올들어 미신고 숙박업소 84곳 적발..단독주택 65.5% 차지
제주시 관계자들이 최근 불법 숙박업소 운영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제주시

제주시 한림읍 소재 타운하우스 블로그에 ‘한달살기 형태’로 홍보하면서 숙박에 필요한 시설을 제공하는 단기 숙박이 불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타운하우스 한 필지안에 분양이 안 된 시설을 숙박업에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처럼 올들어 제주시에서 단독주택을 이용해 불법 숙박업을 운영하는 사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17일 제주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적발한 미신고 숙박업소는 84곳에 이른다. 이 중 28곳은 고발 조치됐다. 나머지 위반 정도가 경미한 56곳에 대해서는 행정지도가 이뤄졌다.

이번에 적발된 업소를 유형별로 나눠보면 단독주택이 전체의 65.5%인 55곳으로 가장 많았고, 공동주택 19곳(22.6%), 타운하우스 6곳(7.1%), 기타 4곳(4.8%) 등이 뒤를 이었다.

또 고발 조치된 28곳을 지역별로 분석해보면 동 지역은 단 8곳에 불과한 반면 조천읍·구좌읍 각 6곳, 한경면 4곳, 애월읍 2곳, 한림읍·우도면 각 1곳 등 읍·면 지역이 20곳으로 전체의 84.5%를 차지했다.

종전 도심지 내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에서 미신고 숙박업이 성행했던 것과 달리 요즘은 읍·면 지역과 단독주택이 불법 영업의 온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숙박 공유 사이트에 등록해 온라인을 통해 투숙객을 모집하고 입·퇴실 방법을 문자로 안내하는 등 비대면 형식으로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제주시는 “농어촌민박 허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한 필지 내 복수의 건물 중 허가를 받지 못한 일부 건물에서의 미신고 불법 영업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이주민의 경우 농어촌민박을 운영하려면 제주지역에 주소를 두고 3년 이상 거주해야 하지만 이를 충족하지 못해 신고 없이 영업에 나선 사례도 적발되고 있다.

또 제주시 지역 불법 숙박업은 매년 크게 늘고 있다. 불법 숙박업 적발건수를 보면 2018년 62건(고발 8건, 행정지도 54건)이던 것이 2019년 188건(고발 62건, 행정지도 126건), 지난해 231건(고발 90건, 행정지도 141건)으로 급증했다.

미신고 숙박업소의 경우 위생관리와 소비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방시설이 미비해 화재 등 사고 위험에도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제주시는 위생과 안전의 사각지대에 있는 불법 숙박업에 대한 단속을 강화키로 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오피스텔과 같은 업무시설과 부동산 중개업소 등 1700여곳에 홍보물을 발송했고, 읍·면·동 지역에 현수막을 게시해 미신고 숙박업이 의심되면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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