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 이른 국민의힘 '호남 끌어안기'.. 윤석열 행보로 탄력받나

[경향신문]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 17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의 ‘호남 끌어안기’ 행보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을 앞두고 절정에 이르고 있다. 대권 후보들과 당 지도부는 연일 광주를 찾았고, 정운천·성일종 의원은 5·18유족회 초청으로 추모제에 참석했다. 향후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하면, 호남에서의 ‘지지율 반전’에 대한 당내 기대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은 5·18 41주년을 앞둔 하루 앞둔 17일 광주를 잇따라 찾았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광주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에 대한 호남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진심으로 노력을 다하면 호남에서도 국민의힘에 마음을 열어주리란 기대를 갖고 방문했다”며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으로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또다른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도 전날 광주를 방문했다. 그는 5·18유족들과 만나 “5·18은 모두의 아픔이고 모두의 짐이기 때문에 같이 해야 한다”며 “과거나 정치적인 일을 너무 탓하지 마시고, 오히려 (저를) 활용하시고 일도 시켜주시면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도부와 당내 인사들의 행보도 끊이지 않고 있다.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선출 직후인 지난 7일 광주를 방문했고, 초선의원들도 광주를 찾았다. 성일종·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은 보수야당 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 5·18민주유공자 유족회로부터 ‘5·18 민중항쟁 제41주년 추모제’에 초청받았다. 호남 끌어안기가 일부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5·18은 국민의힘의 ‘호남 끌어안기’에 탄력을 붙일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된다. 국민의힘의 호남 지지율은 리얼미터의 지난 4월 첫째주 조사에서 17.3%였으나 4월 넷째주에는 12.7%까지 떨어졌다. 김종인 체제에서의 노력으로 벌어들인 호남 지지율이 ‘퇴행 우려’ 속에 다시 꺾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5월 첫째주 호남에서의 지지율은 다시 13.6%로 올라 반등 기대감을 키웠다. 국민의힘은 대선까지 남은 기간 동안 호남에서의 지지세 반전을 위해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력 대권주자인 윤 전 총장의 행보도 향후 호남에서의 국민의힘 지지율 반등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총장은 최근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들에 밀리지 않는 지지세를 보여 야권의 ‘호남 호재’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호남 끌어안기의 정점을 찍기 위해서라도 윤 전 총장의 영입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5·18 관련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그가 18일 이후 호남 행보를 시작으로 정치권에 본격 데뷔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