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속지 않는다" 여당 뼈때린 20대.."가르치려고 하지 말라" 쓴소리
[경향신문]
“‘돈 준다’는 공약에 속지 않는다” “민심을 받아들여야지, 가르치려 하지 않으면 좋겠다”.
더불어민주당이 17일 성년의날을 맞아 개최한 20대 초청 간담회에서는 초반부터 따끔한 질타가 터져나왔다. 20대 청년들은 민주당을 향해 ‘꼰대 정당’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뼈아픈 충고를 전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가시방석 같다”며 사과했다.
4·7 재·보궐 선거 참패에서 나타난 20·30대 지지 이탈현상을 만회하기 위해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송 대표가 만든 간담회에는 일반 대학생을 포함해 민주당 대학생위원회 소속 대학생 당원 등 20대 8명 가량이 참석했다.
21학번 대학생인 김한미루씨는 “예전에는 친구들끼리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지지하느냐고 놀렸는데, 요즘엔 민주당 지지하느냐가 더 비하하는 이야기”며 “민주당은 각종 비리가 생기면 네 편 내 편 없이 공정하게 처리할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들은 정의와 공정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조국 사태’부터 시작해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여권 인사들의 부동산 관련 논란들까지 각종 ‘내로남불’성 비위 행위들을 비판한 것이다.
김씨는 여권의 대선주자들의 청년 공약에도 “어떤 분은 대학 안 간 사람에게 1000만원, 군 제대하면 3000만원 지급한다고 한다. 청년은 더 이상 이런 공약에 속아서 표를 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학 미진학자 세계여행비 1000만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군 제대자의 사회 출발자금 3000만원’ 등을 지적한 것이다.
이들은 간담회에서 백신 접종 시기와 방역수칙 보완사항, 일자리 문제, 모병제 등 군 문제, 주거문제 등 청년층이 직면한 각종 사회문제들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들어 논란이 된 ‘젠더 갈등’에는 “정책적으로 역차별을 당하는 사례가 있다”며 대안 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용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가장 와닿고 가슴 아팠던 말은 ‘민심을 받아들여야지 가르치려 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얘기였다”며 “그게 민주당이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이라 본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한편으로는 가시방석이고 미안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91년생 딸, 95년생 아들이 있는데 저의 시간과 그들의 시간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며 “청년들의 정의와 공평은 기성세대보다 훨씬 엄정하다. 뒷세대의 비판에 기꺼이 길을 열어주고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송 대표는 주거 문제와 관련해선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청년·신혼부부 주택담보비율(LTV) 상향 방안’ 등을 설명하고 “청년 주거 관련 정책도 내놓겠다”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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