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추모제에 상상 못한 일이"..국민의힘 손 맞잡은 유족들

유영규 기자 2021. 5. 1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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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41주년을 하루 앞둔 오늘(17일) 희생자 유가족들의 '제사' 성격인 추모제에 국민의힘 정운천·성일종 의원이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정 의원은 참배를 모두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드디어 오늘로써 40년 두꺼운 벽을 넘은 것 같다"며 "5·18 정신이 국민 통합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혼신의 힘을 다 해왔던 것이 오늘에 이르게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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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 민주묘지 함께 참배하는 여야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오늘 이뤄졌네요."

5·18 민주화운동 41주년을 하루 앞둔 오늘(17일) 희생자 유가족들의 '제사' 성격인 추모제에 국민의힘 정운천·성일종 의원이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유족회의 초청을 받아 참석한 것인데, 지금까지 보수 정당 인사가 추모제에 초청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성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로 5월 단체가 공법단체로 승격하는 법안 통과에 협조했고, 정 의원은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아 5월 단체와 당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유족회의 경우 공법단체 설립 시 방계인 형제·자매들이 유족회원 자격을 얻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는데, 이 문제 역시 정무위에서 법안 개정을 통해 해결했습니다.

이러한 야당의 긍정적 태도에 유족회원들은 추모제에 참석한 두 사람을 크게 환영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시절 현직 의원들이 5·18에 대한 왜곡 발언을 한 것을 두고 크게 분노하던 1∼2년 전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유가족들은 추모식장으로 들어선 이들의 손을 꼭 마주 잡고선 "역사상 처음으로 하는 악수"라며 환한 웃음을 보였습니다.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마음을 표현하거나 두 의원을 보듬어 안아주는 유가족도 있었습니다.


추모식이 시작되자 두 의원은 가장 앞줄에 앉아 식이 진행되는 것을 경건하게 지켜봤습니다.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순서 땐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손을 앞뒤로 흔들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추모식을 마친 이들은 김영훈 유족회장의 안내를 받아 윤상원·박관현·김재수 등 5월 열사들의 묘소를 둘러봤습니다.

박관현 열사의 유가족은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 이렇게 일어났다"며 "5·18을 위해 이렇게까지 열심히 해주실 줄은 몰랐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유족회장 역시 "여야를 떠나 정치권 모두가 5월 단체를 위해 많은 협조를 해줬다"며 "그 공로를 치하하기 위해 우리의 제사에 초청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 의원은 참배를 모두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드디어 오늘로써 40년 두꺼운 벽을 넘은 것 같다"며 "5·18 정신이 국민 통합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혼신의 힘을 다 해왔던 것이 오늘에 이르게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당내 5·18 폄훼 발언에 대해서도 "김종인 위원장의 무릎 사과 이후에는 새로운 당으로 바뀌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5·18 정신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니 2년 전 이야기는 이제 묻어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성 의원 역시 "마음을 열고 따뜻하게 유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해줘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광주의 정신이 더 빛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ykyo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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