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 사이다 복수극, 범법이 주는 아이러니 [TV와치]

서지현 2021. 5. 17. 14:4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피해자를 위한 '모범택시' 속 복수가 오히려 범법이라는 아이러니함을 남겼다.

지난 4월 포문을 연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극본 오상호/연출 박준우)는 "정의가 실종된 사회, 전화 한 통이면 오케이"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 분)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을 담고 있다.

극 중 장성철(김의성 분)이 이끄는 무지개 운수는 억울한 이들의 사연을 듣고 대신 복수를 해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서지현 기자]

피해자를 위한 '모범택시' 속 복수가 오히려 범법이라는 아이러니함을 남겼다.

지난 4월 포문을 연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극본 오상호/연출 박준우)는 “정의가 실종된 사회, 전화 한 통이면 오케이”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 분)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을 담고 있다.

극 중 장성철(김의성 분)이 이끄는 무지개 운수는 억울한 이들의 사연을 듣고 대신 복수를 해준다. 이에 따라 행동대장 격인 김도기는 신분을 위조하고, 때론 폭력을 행사한다. 이 과정에서 무지개 운수는 법의 수호를 받지 못하는 피해자를 돕기 위해 범법을 사용한다.

이 가운데 범법으로 복수를 대행하는 무지개 운수의 방식을 과연 '선(善)'과 '악(惡)' 중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을까. 무지개 운수가 복수를 하는 대상은 이미 위법을 저지르거나 혹은 법망을 피해 가는 미꾸라지들이다. 이같은 분노 유발자들로 인해 발생한 피해자들은 대부분 사회적 약자다. 이들을 대신해 복수를 하는 무지개 운수는 얼핏 보면 약자를 구원하는 영웅처럼 보이지만, 이들의 복수 방식이 법 테두리를 벗어난다는 점에선 온전히 '선'으로 보기엔 어렵다. 또한 무지개 운수에게 응징당하는 이들 역시 법의 보호를 받는 시민이다. 그렇다고 이들을 절대적인 '악'으로 치부하기엔 사회적 약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는 점이 아이러니함을 남긴다.

'모범택시' 속에서 이 같은 아이러니함이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대모(차지연 분)다. 대모는 첫 등장부터 악인도, 선인도 아닌 아리송한 인물이었다. 대모는 무지개 운수와 손을 잡고 연쇄살인범 조도철(조현우 분)을 납치해 감금했다. 또한 조도철을 비롯해 다른 범죄자들 역시 사회가 아닌 자체 감옥에 가뒀다. 이렇듯 대모는 무지개 운수와 뜻을 같이해 복수 대행극을 하나 싶었지만, 실상은 성매매 알선에 더해 장기매매 조직 우두머리였다.

물론 대모가 저지르는 장기매매 대상자는 주로 범죄자들 혹은 사회에서 홀연히 사라져도 전혀 의심받지 않는 인물들이다. 얼핏 보면 대모 역시 사회적 약자들을 괴롭힌 범죄자들을 처단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실상엔 철저히 금전적 이득이 담겨 있다. 무지개 운수가 범죄 피해 유가족으로 구성된데 반해 대모는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이들과 손잡은 셈이다.

그럼에도 무지개 운수와 대모는 한동안 뜻을 같이 했다. 무지개 운수는 범죄자들을 향한 복수를 해야 했고, 대모는 사회에서 증발해도 논란이 일지 않을 범죄자들의 건강한 신체가 필요했다. 양 측 모두 온전히 '선'도 , 절대적인 '악'도 아닌 셈이다.

그런 이들이 지난 5월 15일 '모범택시' 12회 방송분에서 끝내 갈라서게 됐다. 무지개 운수가 대모의 장기매매 조직 전말과 그가 짠 판에 놀아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 '선'과 '악'의 싸움도 아닌 무지개 운수와 대모의 대립에 더해 법의 수호자인 검사 강하나(이솜 분)가 범법 조직인 무지개 운수에 손을 내밀었다. 과연 이들의 싸움이 어떤 식으로 마무리 짓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모범택시' 측은 5월 17일 "1회부터 대본을 집필한 오상호 작가가 10회까지 함께 한 뒤 11회부터 이지현 작가로 교체됐다"며 "작가와 연출 간에 작품 방향성 견해 차이로 상호 합의 하에 하차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사진=SBS, Wavve '모범택시')

뉴스엔 서지현 sjay0928@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