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왕의 귀환' 톰브라운·아미·비이커..확 달라진 삼성물산 패션

오정은 기자 2021. 5. 1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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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품·편집숍으로 무장한 삼성물산 패션, 5월까지 매출 회복세 '뚜렷'

에잇세컨즈, 구호(KUHO), 톰브라운, 아미(AMI) 등 패션 브랜드를 전개하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소비회복과 구조조정에 힙입어 화려하게 귀환했다. 코로나발 보상 소비에 나선 2030 쇼퍼들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으며, 지난해 4분기부터 분기 매출액 4000억원대를 회복하는 흐름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42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1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1분기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코로나19(COVID-19) 충격에 31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소비회복이 본격화되며 전 브랜드가 '보복소비'의 수혜를 입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2.2를 기록하며 넉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서울 여의도에 10년 만에 오픈한 신규 백화점 '더현대서울'의 매장 오픈 효과가 더해지며 주요 브랜드 대부분은 연초 괄목할 만한 매출 성장을 이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수입·유통하는 일명 '신명품'으로 불리는 컨템포러리 브랜드의 매출 신장폭이 컸다. 이들 신명품은 준명품급의 가격대에 새로운 디자인으로 2030 젊은 세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 구호 캔버스 옥스퍼드 버킷백 이미지

하트 로고로 유명한 프랑스 신명품 브랜드 아미(AMI)는 올해 1월부터 5월 둘째주까지 매출이 전년비 358%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현대서울에 입점한 뒤 가방을 사기 위한 줄이 형성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르메르도 같은 기간 매출이 166% 신장했고 '여우 로고'로 유명한 메종키츠네도 96% 매출이 늘었다. 명품 수트로 유명한 톰브라운의 올해 1월부터 5월 둘째주까지의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1% 늘었다.

지난해 패션업계에서 아동복과 더불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백화점 여성복과 남성정장 브랜드의 매출 반등도 두드러졌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외출이 늘자 정장을 비롯한 외출복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며, 평균 20% 넘는 매출 성장이 나타났다.

백화점 여성 럭셔리 컨템포러리 브랜드 구호와 르베이지의 1~5월 둘째주 매출이 전년비 각각 25%, 20% 늘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남성 정장 브랜드 수트서플라이는 연초 매출이 37% 증가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SPA(패스트패션) 브랜드 에잇세컨즈도 보복소비 수혜로 1~5월 매출이 26% 신장했다. 에잇세컨즈는 1020 젊은 세대에 '8초'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매출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2030 MZ세대(18세~34세)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패션 편집숍 비이커의 연초 매출이 57% 껑충 뛰었다. 2030 골린이(골프에 갓 입문한 골프+어린이를 뜻하는 신조어)의 급증에 빈폴골프도 매출이 연초대비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호 '하트 포 아이' 이 제품 판매액은 삼성서울병원에 기증돼 시각장애아동 수술비로 사용된다

백화점·아울렛을 비롯한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온라인몰 외형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공식몰인 SSF샵 매출 성장률은 1월부터 5월 둘째주까지 39%를 기록했다.

매출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빈폴스포츠 브랜드 사업 중단, 빈폴액세서리 라인의 온라인 전환으로 비용 효율화 효과가 더해지며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과거 빈폴과 갤럭시, 에잇세컨즈로 대변되던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수입·유통 브랜드 강화와 MZ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에 대한 마케팅 강화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면서 실적도 동반 회복이 이어지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톰브라운, 아미, 르메르, 메종키츠네 등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수입 유통하는 브랜드가 고성장을 기록했으며 비이커 등 편집숍 매출은 작년에 이어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수트서플라이를 비롯한 젊고 감각적인 브랜드도 올 들어 경기회복 이상의 매출 성장을 보여주는 중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과거 빈폴과 갤럭시 양대 브랜드가 제일모직을 키워냈다면 오늘날의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MZ세대를 겨냥해 편집숍에서 인큐베이팅한 브랜드가 이끌고 나가고 있다"며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안목이 돋보이는 브랜딩을 통해 발굴한 브랜드가 2020년대 들어 꽃피우면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매출 고성장이 2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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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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